지금 이 순간에 그녀도 이 달빛을 보고 있었다.
귀병대 배의 지하의 한 방안에서.
딱딱하고 차가운 벽. 방안에 있는 책상, 의자, 그리고 침대와 이불하나.
벽의 칠이 벗겨져 낡고 차가운 방안.
그리고 그곳의 침대의 머리맡 위쪽 벽에
나있는 손바닥 두 개 크기의 창문으로 부터
들어온 은색의 달빛을.

"은색이네............"

그렇게 차갑고도 어두운 방안에서. 그 어둠속에 녹아들어서
작은 창밖의 달빛을 초점없는 눈으로 바라본다.
두 손에는 머리 너비 정도로 밖에 벌려지지 않을 정도의
길이의 쇠사슬로 이어진 수갑.
그녀는 그렇게 침대에 걸터앉아 달빛을 바라보았다.

손에 채워진 쇠사슬과 수갑이 달빛에 어른거리고 있었다.

동시에 그녀의 색은 흐릿해지기는 커녕 오히려 더 진해지고 있었다.

'기다려. 반드시.........'

더 강해지고 있었다.

'돌아. 갈테니까.'

하늘의 은빛이 진해져 감에 따라 그림자도 짙어져갔다.

그렇게 긴토키의 중얼거림이 밤하늘에 흩어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