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왜 그래?"
그리고는 이내 그대로 그녀를 밀어선 뒤로 넘어뜨렸다.
긴토키는 그 상태로 그녀의 위에 올라타
당황하는 그녀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기....긴토키, 왜 그래.......?"
당황하는 그녀를 보고서
그는 진지한 얼굴로 나지막히 말했다.
".........이제야." -긴토키
"에....?"
긴토키는 옅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이제야, 솔직하게 초조해하잖냐. 너." -긴토키
그 말에 그녀의 얼굴이 조금 더 붉어진 듯 했다.
술기운? 기분탓? 그 어느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얼굴이 눈앞에 있고 꽤나 가까워서 의식하는 건지
그녀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하지만 긴토키는 오른손으로
돌리려는 그녀의 고개를 정면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잡았다.
그리고, 당황하는 그녀를 보며 씨익 웃어보였다.
"이러면 나도 박력있는 건가?" -긴토키
그러자 그녀도 씨익 웃어보였다. 저렇게 웃고있으면서도
그는 자신의 고개를 잡고 있는 손을 미세하게 떨고 있었기에.
애써 독한 척 하고 있었기에.
그는 초조한거다. 이번에도 그녀가 회피할 까봐.
'뭘까.'
쿠로족은 감정이 무디거나 없다.
그런 종족에서 태어난 하나의 돌연변이.
'이 감정은.'
처음으로 겪어보는 감정이었다.
타카스기라는 남자에게
느꼈던 동경이라는 감정과는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왜 이 은발머리의 남자 곁에선
이 이상한 감정이 생기는 걸까.
그녀는 공교롭게도 이 감정의 정체도 알지 못했다.
"하핫, 긴토키 은근 세게 나오네~"
그녀는 누워서 자신의 위에 올라탄 그의 진지한 표정을 보며
눈웃음 짓고는 한 손을 그의 볼에 가져다대고서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이제 알겠다. 이 감정의 정체를.
그녀는 더 이상 숨길 것도 없었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전부 아는
유일한 사람이자 이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유일한 사람이란 걸 알았으니까.
더 이상 도망치지 않기로 했다.
"먼저 다가와서 인사해준,
그런 상냥한 긴토키가 더 좋아."
그녀가 웃자 그는 다시 풀어져버렸다. 그녀는 몸을 일으켜 앉아
간단하게 긴토키를 밀어냈다.
긴토키와 마주앉아 생글생글 웃는 그녀.
긴토키는 그런 그녀를 보고서 생각했다.
분명히 취한 탓일것이다.
그녀가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저런 표정을 짓는 이유는.
그녀석들은. 다른녀석들은
그녀의 이런 모습과 표정을 알고있을까.
이렇게 겉 뿐이 아닌 진심으로 웃는 표정을.
오늘 밤하늘에 뜬 달이
창문의 커텐사이로 보인다.
왠지 모르게 푸르른 달.
그는 잊지 못하겠지.
오늘의 이 푸르고 아름다운 달빛도.
그 달빛아래서 자신을 보고
웃고 있는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도.
그리고.....오늘이 지나도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겠지.
'그러니까, 난..........' -긴토키
그녀는 생글생글 웃으며 술기운 때문에 조금 흐느적거렸다.
긴토키는 그런 그녀와 마주앉아 나지막히 말했다.
"(-)." -긴토키
"응? 왜?"
그는 생각했다. 그녀와 함께 한 장소에는
어디나 그녀의 흔적이 남아 자신을 조여온다고.
계속해서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해서 그를 조여온다.
"더 이상 피하지 마. 약속해줘." -긴토키
"무슨 소리야? 내가 널 왜 피해?"
그 말에 담긴 진짜 의미를 아는건지 모르는 건지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고,
긴토키는 그런 그녀를 보고 피식 웃었다.
"뭐.....아님 말고.
그래도 난......." -긴토키
그는 그러더니 이내
빠르게 오른팔로 그녀를 끌어안았다.
"우앗.....! 기...긴토키 잠.......!"
그리고는 그대로 왼손으로 그녀의 뒷통수를
받히고서 자신의 얼굴로 끌어당겼다.
"네가 좋으니까." -긴토키
그리고는 이내 그대로 입을 맞추었다.
그녀는 술 때문에 힘이 빠져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고,
그는 그대로 그녀의 입술을 자신의 입술로 지그시 눌렀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알코올 냄새에
또다시 취해버릴 것만 같았다.
조금 뒤, 그가 떨어져나가자
그녀는 그대로 멍하고 붉어진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긴토키는 그런 그녀를 보고 옅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긴토키.........."
그녀의 옅은 미소는, 긍정의 의미일까.
긴토키는 씨익 웃으며 눈을 감는 그녀를 안아들고
조금 더 안쪽의 방으로 들어갔다.
탁하고 울려퍼지는 문 닫는 소리에,
달빛마저 잠잠해진다.
그녀의 손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