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하는거야!"
그는 그러더니 그대로 긴토키의 목덜미의 옷을 꽉 쥐고서
그대로 난간 쪽으로 질질 끌고 갔다.
그녀는 혹시라도 타이치가 그를 다치게 할까봐 섣불리 가까이 가지 못하고
그저 어느정도의 간격만 유지할 뿐이었다.
카구라, 신파치, 오타에는 저쪽에서 부상을 응급처치 하고 있었다.
"그.....그만둬!"
그는 난간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긴토키의 옷깃을 잡고 있었다.
옷깃을 쥔 손만 놓으면 그대로 떨어지겠지.
게다가 그 아래는 물이다. 그렇게 대치상황이 이어지던 때, 나머지 셋도 이쪽으로 왔다.
"긴쨩!" -카구라 / "긴상!" -신파치
그녀는 타이치의 바로 앞에 서서 그에게 손하나 대지 못했다.
그는 이내 씨익 웃었다.
감정이 무뚝뚝하고 거의 없는 쿠로족중에서도 가장 감정없는 그가, 웃었다.
그녀는 전신에 소름이 올라왔다.
순간 싸해지는 공기에 그녀는 눈이 번쩍 뜨였다.
"이쯤에서 확인시켜주지. 넌 그저 돌연변이 일 뿐이야." -타이치
"안돼!!!"
타이치는 그대로 잡고있던 긴토키의 옷깃을 스륵 놓았다.
긴토키는 서서히 앞으로 기울더니 아래로 천천히 떨어져내렸다.
아래가 물이라 벌벌 떨고 있던 그녀를 보며
타이치는 카무이의 배에 올라타며 말했다.
"물에선 아무것도 못하는 돌연변이니까. 넌." -타이치
"난........"
그녀는 그 말에 자신의 검을 신파치에게 던져 맡긴 뒤
그대로 빠르게 뛰어들 준비를 했다.
"난 그저 돌연변이가 아니야!!!"
그 말과 동시에 아래로 뛰어든 그녀. 그 모습에 모두들 경악했다.
타이치도 이번만큼은 조금 놀란 듯 했다.
그렇게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내렸다.
그리고 그와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그녀는 그대로 그를 꽈악 안았다.
그리고선 긴토키의 귀에 대고 짧게 속삭인 뒤 그대로 있는 힘을 다해
그를 배 위로 던졌다. 카구라가 그를 잡았고,
피를 뒤집어 쓴 긴토키는 그렇게 배 위로 올라갔다.
'긴토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떨어져내렸다.
마치 그 날처럼. 옆구리에 검은꽃을 피우며 떨어져내렸다.
'나........'
잠시 뒤. 카무이의 배가 떠남과 동시에 호수에서 풍덩하는 소리와 함께
잔잔하던 물결이 일렁였다.
'죽는걸까...........?'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 않는
호수의 물이 달빛때문에 너무나도 포근하게 느껴졌다.
숨은 막히는데 어째서 마음은 이렇게 편한걸까.
그렇게 또다시 제자리에 멈춰선 끝없이 가라앉았다.
하지만 마음만은 편했다. 쓸모없는 희생이 아니었으니까.
그녀는 웃는 표정으로 눈물을 흘리다가
이내 호수의 달빛 속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가 향한 곳은 다름아닌 긴토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