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장.....!" -히지카타

나를 부르는 목소리에, 지옥으로 부터 기어나와
너희의 빛을 쫓는다.

"(-), 무사한거냐.....!" -긴토키

고작 그 정도로는 날 묶어둘 수 없다.
괴물같은 회복력과 속도를 원망하던 것도 잊자.
지금은 그 덕분에 나올 수 있었으니.
감옥을 부수고서 나왔고, 너희를 찾으러 나온 철의 거리는
불과 피의 붉은색으로 전부 뒤덮여버렸다.
아이들도. 해결사도. 신센구미도. 사람들도.
그 사이에서 들려오는 나를 찾는 목소리.
나 여기있어. 여기있다고. 그러니까 제발 사라지지마.
정체를 감췄던 것도 얼마든지 뭐라해도 돼.
그러니까 더 이상 날 혼자로 만들지마.
카무이와 신스케가, 보인다.
그리고 그들과 싸우는 해결사와 신센구미도 보인다.
안돼. 어느쪽이라도 전부 다치게 되는 싸움은 제발 그만.
이런 상황이 언젠가는 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고있었다.
그래서 막기 위해 내가 있다고 믿었는데.

"이렇게 되면 그 누구도, 지킬 수 없잖아.....!"

두 쪽다 내게 있어서 소중하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하는 것 따윈 무리란말이다.
대체 어디서 부터가 잘못된걸까.
지구에 온 것? 양이지사가 되었던 것?
카무이를 그 때 만난 것? 신센구미를 따라가지 않은 것?
아니면, 제 4사단 단장이 되어버린 것?
뭐가 되었던 간에 한 가지는 알겠다.

"숙여!!"

"(-) 누나?!" -신파치

지금 하루사메와 귀병대의 칼이 향하는 저 녀석들을 지킬 것이다.

"어이, 왜 피투성이 인거냐 (-)!!" -긴토키

"몰라!!"

검을 들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감옥을 탈출해나오면서 남아있던 야토들과 하루사메 단원을
단신으로 돌파하고 나오느라 급격히 피가 줄었다.
지금은 연기가 나오는 것은 멈췄지만 시야가 아직 조금 흐리다.
누가 적인지 구분이 힘들다. 그렇게 베어나가던 도중,
나를 단장님 이라 칭하며 쓰러지는 녀석.
제 4 사단 단원 이었나? 내 옆의 소리가 멈추었다.
누가 내 옆에 있었나?

"단장이라니, (-) 누님...." -소고

안돼. 안돼. 안돼. 그렇게 감추려고 최선을 다했는데.
모든 것이 일순간에 무너져내린다.
검을 들 힘마저 사라져간다. 그대로 서있는 나를 죽이려는 단원들이,
카무이의 손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간다.
나를 보는 해결사, 신센구미, 카부키쵸의 사람들의 눈이
돌연변이인 날 보며, 천인일 날 보며 혐오하던 이들의
눈에 겹쳐보여 머릿속이 새하얘진다.

"아하하하, 전부 들켜버렸네?" -카무이

휘청이는 나를 뒤에서 카무이가 붙잡는다.
기댈 곳이 이쪽밖에 없도록 만들어버린 네가, 밉다.
하지만 그런 너를 증오로도 죽일 수가 없다.
내 뒷통수를 살짝 받혀 고개를 들게 한 뒤 앞을 보게한다.
어느 정도 돌아온 시야 속에 보이는 녀석들의 눈에, 다시 고개를 숙인다.

"네가 그렇게 굳게 믿던 것이 고작 이런 거였어, (-)." -카무이

이렇게 되리란 걸 알고있었으면서도,
그랬는데도 쓸데없는 희망을 가져버려선.
눈에서 눈물이 나오는 것을 막을 수가 없다.
나를 보는 그 눈에 담긴 나 자신이 싫었다.
차라리 절벽에서 떨어지던 그 날 사라졌더라면 편했을까.
아니. 아니다. 그랬으면 지금 이 상황에서 저들을 지킬 수 없었겠지.
하지만 지금 상황의 내가,

"속였던거에요....?" -신파치

지켰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

귓가에 들려오는 키득이는 카무이의 웃음소리에
기계의 소리가 겹치고.

"피해-!!"

눈치챘을 때는 이미,

화약냄새와 함께

주위는 붉고, 연기의 매캐함으로 가득 들어차있었다.

그 붉은색 사이에 있는 자들의 모습을 본 것에 의해, 머릿속이 날아가버린다.
감옥의 창살이, 앞을 막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