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저나 예쁘긴 예쁘다......"

수 많은 등불들이 별을 대신하려는 듯 하늘을 밝힌다.
내가 멍하니 위를 보며 걷다 부딪힐 뻔 하자 신스케가
나를 자신의 쪽으로 당겼다.

"앞은 잘 보고 다녀." -신스케

"네. 네. 그나저나.... 배 고장이 둘이 한 판 붙어서?"

말이 없는 그다. 그래서 카무이가 전부 자기 탓이 아니라 했구나.
.....그냥 내가 말을 말자. 뭐 그래도 둘과는 여름휴가를
못 보낸 것 같아서 찜찜하던 참이었고.
이 둘과 함께하는 휴가도 좋은 걸.

"(-). 예쁜데 왜 하필 바보동생이랑 커플이야? 응?" -카무이

"건드리지마라. 특히 네 놈은 더더욱." -신스케

......라는 말은 다시 보류.
얘네는 원래 동맹이긴 하지만 동료라거나 친구 사인 아니니까.
그래. 그렇다고 치자. 그래도 제발 사람들 많은 곳에서 이러지마!
다들 무서워서 피하잖아.....

"그런데 혼자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고 있던거냐.
......그 바보 녀석은?" -신스케

"그 바보보다 훨씬 바보인 즈라가 사기꾼한테 당한 거의
배로 내가 돈을 땄는데, 사기꾼이 도망쳐서.
그러던 도중 갈라져버렸어."

"그 사무라이 형씨는 신경 꺼. 뭣하면 우리배에서 자도 되니까." -카무이

"으음.... 확실히 숙소가 모자라긴하지만......"

"이왕이면 내 옆에서 같이 자는....." -카무이

"그 입 닥치지 않으면 목구멍에 칼을 쑤셔주마." -신스케

"....역시 나, 너 마음에 안 들어♬" -카무이

동감이라며 고개를 돌리는 신스케다.
벌써부터 역경의 냄새가 난다.
그렇게 둘을 양쪽에 데리고서 걷던 도중,
저쪽 앞을 지나가며 손만 살짝 흔들고 가는 타츠마가 보였다.
어떻게든 마주치지 않게 해주겠다는 거겠지.

"저 바보도 온 건가." -신스케

"덕분에 시끄러운 일 안 생겼잖아."

"......오히려 일을 더 만들 것 같은데." -신스케

"사실 나도 그게 조금은 걱정이긴 하지만."

잠깐. 옆이 조금 허전하다.
카무이가 없어?! 나는 놀라서 바로 그를 찾으려고
고개를 두리번거렸고 이내 익숙한 붉은머리가 눈에 들어왔다.
무시하라는 신스케의 말을 무시하고서 그쪽으로 향했다.

"멋대로 가버리면 어떡해."

"아, 그냥 궁금해서." -카무이

카무이가 보고 있던 것은 펀치기계였다.
옆에는 상품인가. 인형이 대부분이네. 귀엽다.

"인형 타줄까?" -카무이

"부수지나 마라, 힘 뿐인 바보제독." -신스케

"둘 다 관 둬 니들 둘 다 이거 치다가 부술 것 같아."

그 말이 끝나기 직전 쾅하는 굉음과 함께 연기가 피어올랐다.
아냐. 아닐거야. 누가 제발 이거 꿈이라고 좀 말해줘.

"아, 미안. 보상은 해줄게.
그럼 상품은 받아가도 되는거지?" -카무이

"(-). 우선 이거 받아둬라." -신스케

나는 상품을 손에 든 두 사람의 손을 콱 잡고서 튀었다.

"죄송합니다-!!"

젠장. 이런 굉음이라면 시선집중이라고!
안되겠다. 어떻게든....

"누님?" -카구라

뒤에서 들려오는 그 목소리에 나는 굳어버렸다.
나는 그대로 재빠르게 둘을 끌어당겨 귀에 대고 속삭였다.

"조금 있다가 불꽃놀이 끝나고 내가 몰래 배로 찾아갈테니까,
제발 눈에 안 띄는 곳에 있어. 알았지?"

"카구라인가. 좋아. 모처럼이니 한 판....." -카무이

"네 녀석 귀는 장식인거냐." -신스케

카구라가 다가와서 나는 그대로 둘을 수풀에 던져넣은 뒤
곧장 카구라에게로 향했다.

"카무이-!! 누님, 지금 카무이랑 중2병 붕대가.....으읍..!" -카구라

"카....카구라 부탁이야! 비밀로 해줫...!"

카구라의 입을 급히 틀어막았다.
잔뜩 삐진 모양이지만, 그래도 고개를 끄덕인다.
둘에게는 모두가 잠들면 몰래 가보는 수 밖에.

"으앗.....?!"

그 때 누군가가 급하게 어딜 가는건지 나를 툭치고 지나갔다.

"이노옴-! 감히 누굴치고 지나가는 거냐, 해!!" -카구라

카구라를 말리며 혹시 다치지 않았을까 스윽 보고는,

"......어."

그 생각을 접어 제꼈다.

"카구라, 조금만 뛰고올게."

"에?" -카구라

할 수 없이 그대로 옷의 옆을 조금 찢어 달리기 편하도록
만들고서 뛸 준비를 했다.

"불꽃놀이 할 때 보자!"

사기꾼은 여기있는데,

긴토키, 어디서 뭘하는거야!

감시 겸, 둘과 다니기로 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