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 님." -호오즈키

단호한 말투.
그러나 그 뒤에 돌아오는 것은 대답이 아닌 훌쩍이는 소리 뿐이었다.

".......염라대왕 님!" -호오즈키

결국 쇠방망이를 바닥에 세게 내려찍으며 소리치자,
그제서야 염라대왕은 고개를 들고서 호오즈키를 보았다.

"으....으응....미안미안....." -염라대왕

그렇게 말하는 그의 손에는 손수건이 들려있었다.
훌쩍이다가 코를 풀고 붉어진 눈을 한 채 축 쳐지지를 않나.
호오즈키는 그런 그를 한심하다는 듯 보다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언제까지 울고계실겁니까, 대체." -호오즈키

"그렇지만....." -염라대왕

거울의 시기와 공간을 맞추는데 꽤 오래걸리긴 했으나, 찾아내었다.
평범한 인간이 아닌 천인이라 불리우는 자들 중 하나이며,
어린시절 부터 누군가를 죽이는 것에 익숙했고
자라선 지키는 것에 익숙해져갔다는 것도.
그리고 그렇게 몇 번이고 지키다 부수어져 흔적도 없이
허망하게 생을 마감하였다는 것도.
전부 보고난 뒤 이제야 이해가 된다는 듯한 호오즈키와는 다르게,
염라대왕은 보는 내내 쓸데없이 몰입을 하거나
웃거나 우는 등 판결보다는 시청과 감상에 가까웠지만서도.
이내 호오즈키는 자신의 견해를 말하였다.

"아무래도 어느쪽에도 속하지 않으며, 인간과 같은 방법으로 죽은 것도 아니고, 심지어 오니까지 되어버려서 길을 잃어 망자들의 사이에 끼게 된 것이겠죠. 기억은 보아하니 없는 것 같지만......" -호오즈키

호오즈키는 말 끝을 흐리더니 거울에서 어느 한 장면을 되감기하였다.
어렸을 적의 전투와, 청소년기의 전장에서의 전투.
그 뒤로 겪어온 수 많은 싸움들을 보며 호오즈키는
눈을 반 쯤 감은 채 낮게 말했다.

"확실히. 강하네요." -호오즈키

그 말에 염라대왕은 조금 신기하다는 눈치였다.
상사마저도 개 다루듯 하는 그 인데.
오니 중에서 이 자를 당해낼 이가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닐텐데.
그런 호오즈키 군이 남을 인정을 해?
염라대왕의 그런 시선마저 짜증난다는 듯 팍 째려보는 그다.
또 뭐냐며 쪼는 염라대왕에게, 급 공손한 태도를 취하는 그다.

"염라대왕 님. 판결의 전에 당신의 제 1 보좌관으로서
한 가지 제안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호오즈키

그렇게 말할 것을 예상했다는 듯 옅게 웃어보이는 염라대왕이다.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