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오니?!" -염라대왕

뿔이 드러나자마자 주위의 공기는 180도로 변했다.
호오즈키도 조금 놀란건지 한 동안
그 이상의 행동을 취하지 않았고,
근처의 다른 오니들과 구해진 나스비마저도 놀란 눈을 한 채 그녀를 보고있었다.
그래. 비록 오른쪽에 하나 뿐이지만 확실히 뿔이 있으며, 오니의 모습이다.
망자와는 다르게 검은 옷차림을 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호오즈키는 그녀의 뿔과 옷차림을 훑어보다가 그녀와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이내,

"보지마......."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들부들 떨리는 몸으로 작게 내뱉은 그 한마디에
호오즈키의 미간이 일순간 빠르게 움찔했다.
아까 마주친 눈에 가득 들어찬 그 두려움에서
어딘가 모르게 동질감을 느낀 것은 어째설까.

"그런 괴물을 보는 것 같은 눈으로 보지마......"

역시나 그런가요. 호오즈키는 그녀를 스윽훑어보았다.
자신이 오니라는 것을 모르는 눈치다.
하지만 어째서치금 저렇게 떨고있으며,
그런 눈을 한 채 대체 무엇을 두려워하고 있었던걸까.
호오즈키는 침착하게 한 마디를 내뱉었다.

"당신, 자신이 오니인 것을 모르는 겁니까?" -호오즈키

그 말에 움찔하더니 고개를 들고서 주위를 둘러본다. 다른 이들에게도 뿔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안심이 된 건지 그제서야 떠는 것을 멈추고서
다시 아까 같은 당당함과 싸늘함을 드리운 채 말했다.

".....기억도 뭣도 없어. 그냥 괴물보듯 보는 눈이 싫어.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 같은 느낌이라서, 화가 치밀어."

기억이 없다. 즉, 태생이 오니인 것은 아니라는 것.
죽은 자는 맞으나 심판도 벌도 환생도 그 무엇에도 선택받지 못한 자.
그러나 오니가 되었다는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아까 같은 속도와 힘은 인간의 것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호오즈키는 그녀에게, 해를 가하려는 것은 아니니 잠시만 기다려달라며 설득하고는 나스비에게 그의 방으로 안내하게 하였다.
모두가 나가고 난 뒤. 호오즈키는 뒤를 스윽 보더니 아까 그녀의 싸늘함과
힘과 속도에 겁을 먹은 건지 움츠러들어있는 염라대왕을 보고서,
쯧하고 짧게 혀를 차며 말했다.

"적어도, 평범한 인간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만." -호오즈키

"그럼 거울로 보는 게 낫지않을까나, 호오즈키 군." -염라대왕

그 말에 어딘가 모르게 한심하다는 듯한 눈빛으로 보다가,
거울 뒤의 전선을 뽑아 콘센트를 연결하는 그다.

"잠깐잠깐 호오즈키 군, 뭐야 방금 그 '그런 건 말 안해도 알아' 라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하는 아이를 보는 엄마의 눈은?!"

그의 말에 대한 대답없이,
리모컨을 계속해서 누르는 소리만이 이어질 뿐이었다.
☞첫만남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