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 안에 있....... 에?"
이번에는 길을 잃지 않고 카무이의 집무실까지 잘 찾아온 듯 싶다.
그런데 그가 없다. 또 어딜 쏘다니는 걸까. 아니면 일인가?
"나 참. 책상이 이게 뭐야........"
어지럽혀져 있는 책상에 한숨부터 나왔다.
저러다가 또 잔소리 듣겠네. 그래. 내가 인심쓰자.
나는 대충 서류를 모으고 책상 위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어디보자, 이건 이거고 저건 저기에다......"
그 순간, 내 귓전을 파고드는 날카로운 소리에 나는 행동을 멈추었다.
응. 아니겠지. 아닐거야. 절~대 쨍그랑 소리는 아니었다구?
아니라니까? 부숴졌다던가, 깨졌다던가, 물어내야한다던가.....
"대체 뭔........."
뒤를 돌아보았을 땐, 놀람을 감추지 않을 수가 없었다.
"꺄아아아악!!"
치우던 도중 실수로 책상 위의 잉크병을 친 듯 했다.
병은 처참히 깨져있었고, 검정색 잉크가 책상 위에 번졌다.
"그래도 서류는 미리 치워놔서 다행......"
그리고 미처 치우지 못했던 한 장의 서류도 장렬하게 젖어가고 있다.
".....이 아니잖아! 으아아아-"
곧 카무이가 올지도 모른다. 급한 대로 티슈를 있는대로 뽑아
책상 위의 잉크를 치우고 잉크병과 물든 서류를 처리하기 위해 들었다.
들고서 쓰레기통에 버리려고 가는 그 찰나, 문이 열렸다.
아니, 부숴졌다는 것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 -카무이
나는 급한대로 물건을 들고 있는 손을 뒤로 감추었다.
안 들키겠지? 안 들켰겠지? 꼭 그래야만 하는데!
"카.... 카무이 왔어?"
"방금 비명소리 뭐야? 뭔 일 있었어?" -카무이
"아냐아냐. 그보다 어디갔다온거야?"
"아아, 그냥 일이 좀. 근데 (-)........" -카무이
심장이 터질 듯이 뛰어댄다. 카무이의 눈이 조금 예리해졌다.
안돼. 잘못도 잘못이지만 아마 몇 일간 놀림거리일거라고?!
"아까부터 왜 뒷짐을 지고 있는거야?" -카무이
"으...응? 아니 뭐 그냥......"
"음? 근데 옷에 묻은 거 뭐야?" -카무이
"옷? 아앗.......!"
실수했다......! 내 바지 하얀색이었지!
하얀색 바지에 검정색 잉크가 조금 묻어있었다.
내가 놀라는 것도 잠시, 카무이의 시선이 내 뒷짐을 진 손으로 날카롭게 날아들었다.
나는 뒷걸음질치며 몰래 뒤쪽의 쓰레기통에 손에 쥐고 있던 깨진 잉크병과
검게 물들어버린 서류를 버렸고,
그와 동시에
카무이가 내 손을 낚아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