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에로 영감은 왜?" -카무이
내 물음에 잠시 생각하는 듯했던 카무이는 무신경한 태도로 되물었다.
아니 왜 그렇게 무신경해. 그래도 네 스승이었다며?
나는 머쓱해져 볼을 긁적였다.
"아니 뭐..... 예전에 본 적이 있달까......"
".......뭐?" -카무이
내 대답에 약간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떠오는 카무이다.
그리고는 내가 별 거 아니라며 웃어넘기기도 전에
카무이는 내 어깨를 잡고서 흔들어대며 물어왔다.
"언제? 어디서? 진짜로? 왜?" -카무이
"아....아파 카무이!"
내가 말하자 그제서야 나를 놓아주는 그다.
생각보다 반응이 강한 걸 보니 궁금하긴 하나보다.
나는 한숨을 내쉬고서 말을 이었다.
"예전에 타이치가 시켜서 다른 녀석을 암살하러 갔다가, 만났어."
순식간에 분위기가 암울해졌다. 어린 시절, 그닥 좋은 기억은 아니었으니까.
글보다는 싸움을 먼저 배웠고 사랑보다는 감정을 죽이는 법을 먼저 배웠다.
내가 축 늘어지며 옅게 미소짓자 손을 뻗어오는 카무이.
하지만 내가 다시 방긋 웃자 손을 거둔다.
음? 왜지? 뭐 어때.
"호센이 타이치랑 아는 사이였나봐. 그 때 그냥 본 것 뿐이야."
"시시하네~" -카무이
"......너 뭘 기대한거야?"
내 질문에 카무이는 쿡쿡 거리더니 대답했다.
"글쎄. 예를 들면 에로영감과 싸웠다거나, 싸웠다거나, 싸웠다거나?" -카무이
"카무이는 싸움 생각 밖에 없는거야?"
내가 묻자 그는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가늘게 뜨더니
그럴지도~ 라는 말을 남긴 채 피식 웃어버렸다.
뭐야. 대체 네가 하려던 진짜 말은 뭐냐구.
......에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