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의 방에 들어오자 허리에 느껴지는 묵직함.
"카무이."
어깨에 느껴지는 것은, 묵직함과 그의 머리카락.
"..................." -카무이
아무말없이 날 뒤에서 안고서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조용히 숨만 쉬고 있는 카무이.
등 뒤로 느껴지는 축축함에, 나는 눈을 감았다.
똑하고 흘러내려 바닥에 둥근 원을 거리는 물방울.
"........카무이."
붉은색의 물방울이, 점점 내 옷마저 적셔갔다.
내 허리를 감은 그의 팔에도 묻어있고, 그 새하얀 손은
완전히 붉게 물들어 그 새하얌이 보이지 않았다.
피냄새가 조금 다르다. 수없이 많은 이들을 죽였구나.
하지만 왜 거기서 조금 다른 피냄새가 날까.
너도, 다친거구나.
"오늘은 어땠어?"
내가 아무렇지 않게 그에게 물어도
그는 아무말없이 고개를 내 어깨에 파묻은 채 날 꽈악 안아왔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너무나 슬퍼보였다.
나를 안아오는 이 팔의 힘이 평소보다 덜했다.
아무래도 팔을 제일 많이 다친 듯 했다.
그런데도. 너는 아무런 말없이 가만히 있기만 하구나.
차라리 울면 편할텐데. 너는 오히려 싸움으로 모든 걸 토해내지.
"........한심해."
네 몸이 부숴지는 것은 신경도 쓰지 않고선-
".......뭐라고, 말했....." -카무이
"한심하다고. 지금 너."
그 말에 그가 나를 안은 팔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그리고 그 다음 느껴지는 것은,
아까와는 비교도 할 수없는 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