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주신 바가지머리 님 감사합니다!]
화창한 오후. 아까 아침에 아침메뉴에 대해 긴토키와 카구라가
싸우다가 컵을 깨서 새로 사러가는 중이다.
그거 꽤나 아끼는 거였는데, 있으려나.
그렇게 투덜거리며 걷던 그 때.
'........누구?'
뒤쪽에서 누군가 따라오는 듯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적인가? 아니. 여긴 전쟁터가 아니라니까.
본능이냐? 좀 잊으라고 그런 것 좀!
애초에 여긴 큰 길이라고? 상가라고?
그렇게 생각하던 그 순간 내 어깨위에 갑자기 와닿는 손에
나는 당황해서 전쟁 당시 모습이 나와버렸다.
"누구냐!"
나는 그 손을 빠르게 꺾고서 아주 빠른 속도로 그 자의 뒤로 가
두 팔을 꺾어 움직임을 봉쇄했다.
그 자가 팔이 꺾여 아픈 듯 움찔거리자 그제서야 정신을 차렸다.
게다가 이 익숙한 유카타. 그리고 저 진검.....!
"큿..... 나다, (-)! 히지카타 토시로!" -히지카타
"히지카타?!"
나는 그 즉시 손을 풀어주었고 그는 툴툴거리며 손목을 풀었다.
나도 당황했지만 그도 마찬가지 인 듯 했다.
어라? 근데 히지카타 사복?
"미안.... 순간 놀라선......"
"됬다. 이미 지난 일이니." -히지카타
나는 멋쩍게 웃으며 손가락으로 볼을 긁적였다.
나는 그러다가 그의 옷을 가리켰다.
"오늘 비번일이야? 사복이네?"
"아아, 그래. 잠시 살 게 있어서 나온 것 뿐이다.
그럼 너는?" -히지카타
"아끼던 컵이 깨져서, 다시 사려고."
"보나마나 해결사 녀석이랑 그 차이나겠지." -히지카타
"아하하......."
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걸까. 하긴, 저 녀석 머리는 좋았지.
그는 고개를 까닥여 인사를 하고선 등을 돌렸다.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그의 소매를 붙잡았다.
"하아? 무슨 일이냐, (-)." -히지카타
"괜찮다면 같이 사러갈래? 뭐 좀 먹기도 하고. 간식 때 라구?"
"아니 왜 굳이....." -히지카타
"싫은거야?"
"그건 아니지만....
완전 데이트 같잖냐....." -히지카타
나는 그의 말은 끝까지 듣지 않은 채 그대로 그의 팔을
잡아끌고서 걷기 시작했다.
"자, 그럼 가자~"
히지카타는 하여간이라며 한숨을 쉬다가 이내 나와 속도를 맞췄다.
나란히 걷고 있는데 어째선지 그가 자꾸 쭈뼛거린다.
뭐 신경쓰이나? 헛..... 혹시 나 얼굴에 뭐 묻었다거나?
흐음. 그런 건 아닌 것 같은데.
"뭘 그렇게 쭈뼛거려?"
"틀려, 그러니까 이건......!" -히지카타
그러면 왜 그렇게 목소리가 커지세요?
조금 붉어져 있는 그의 얼굴.
영문은 모르겠지만, 장난기가 발동한 나는 한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고서 피식 웃으며 말했다.
"어머. 그렇게 남자만 득실거리는 신센구미에 있다가
오랜만에 여자랑 나와서 그러시나~?"
"읏.... 아니라니까! 장난 좀 그만 치란 말이다!" -히지카타
"알았어, 알았어. 애초에 너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나 여자 취급도 안 했잖아."
"그건.....지, 지나간 일로 시비걸지마!" -히지카타
나는 큭큭 웃다가 히지카타의 손을 덥썩 잡았다.
그가 다시금 움찔거렸고, 나는 씨익 웃으며 달리기 시작했다.
"자자, 얼른 가자고!"
"(-), 잠......!" -히지카타
나는 히지카타를 위해 속도를 조금 줄였다.
그렇게 우선은 마트에 들어갔다.
그가 사는 것이 궁금해서 우선 그를 따라가보기로 했는데.
그런데 이게 뭐야.
"결국 마요네즈였던거야?!"
하여간 이 녀석 특이식성은 알아줘야 해.
미츠바도 타바스코 엄청 좋아했었는데.
그는 내 말에 무슨 문제있냐는 듯 흘끔 날 볼 뿐이었다.
문제 있지 있어. 5병이나 사는 놈이 어딨어.
나는 어이없이 웃었고 그는
정말 문제없다는 표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