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드 신청해주신 '히모'님 감사합니다!]
신센구미에 와도 할 일이 없어서 마루에 앉아 멍하니 있던 그 때,
".......누님." -소고
뒤쪽에서 들려오는 소고의 목소리에 나는 뒤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소고는 내게 목검을 던졌고, 나는 그것을 간단하게 받았다.
난데없이 무슨 일이지? 그것도 저렇게 진지하게.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고, 이내 소고가 말했다.
"한 수 배워도, 되겠습니까." -소고
뜬금없는 질문에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대련하자고? 갑자기 왜?"
".......하실 겁니까, 안 하실 겁니까." -소고
왠지 모르게 초조해보인다. 저 상태로 뭘하겠다는 건지.
나는 한숨을 내쉬고서 그를 따라가 뒷마당 쪽으로 향했다.
"저기 소고,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상태에서
대련해봤자 득 될 것 하나도 없......"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목검을 휘둘러오는 소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그 목검을 막은 채 소고에게 말했다.
"......나 아직 말 안 끝났어."
"진심으로 해주세요, 누님." -소고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소고는 그 말을 끝으로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지금 이 상태로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겠어.
할 수 없이 나는 그와의 대련을 계속했다.
"소고, 거기선 손목에 힘을 실어야지."
소고는 내 말에 바로 그렇게 하였다.
그렇게 계속되는 대련에 나도 그도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나는 할 수 없이 비정상적인 속도를 내어 힘을 실어
소고의 목검을 그대로 부숴버렸다.
"이러면 대련이 되질 않습니다, 누님." -소고
"대련이고 자시고간에. 그러다가 너 몸 상해.
조절하는 것도 하나의 수련이야."
내 말에 소고는 부러진 목검을 들고 있다가 바닥에 내려놓았다.
어딘지 모르게 불만이 가득한 표정. 아니, 그보다는.....
"그리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초조하고 위태로워보여서. 나는 소고의 옆을 지나치며
소고의 어깨를 두어번 툭툭 두드렸다.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돼, 소고."
그렇게 점점 멀어져서 뒤돌아본 그의 뒷모습이,
어째선지
오늘따라 더 작아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