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약한 불빛이 아른거리는 것 같은 느낌에,
"…?"
깊게 감겨있던 눈을 스르륵 뜨자, 조심스레 방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그 빛이 사라졌다.
빛이 사라지자마자 새까맣게 어둑해진 방안. 그리고 누군가가 침대 위로 올라와, 그대로 등 뒤에서 날 살며시 끌어안는다.
타카오"..자?"
"..방금, 깼어."
타카오"화났어?"
"…."
타카오"미안해…."
잠겨진 목소릴 흐리며 그대로 내 목덜미에 고개를 묻는 카즈나리. 더운 날숨이 피부위 그대로 스며든다.
타카오"같이 있으면 말이야."
"…."
타카오"손잡고 싶고. 만지고 싶고. 또 키스도 하고 싶은데. 그런데 참으라고 하니까. 안 그래도 참고 있는데. 더 참으라고 하니까. 괜히 심술 낫나 봐."
"…."
타카오"○○말대로. 때 부렸어, 나."
"…."
타카오"미안해. 때 부린 것도. 심한 말 한 것도…."
"…."
타카오"응?"
대답 없이 고갤 끄덕이는 내 행동에 카즈나리가 목덜미 위로 묻은 제 고갤 들어 올린다.
타카오"얼굴 보고 싶어."
요구에도 여전히 대답 없이 누워만 있자. 안고 있던 두 손을 스르륵 푼 카즈나리가 그대로 날 제 앞에 돌려 눕힌다.
타카오"오늘 엄마 아빠 늦는데."
"응. 들었어. 새엄마한테."
타카오"그냥 오늘은 아예 들어오지 말지."
긴 앞머리 칼에 옅게 가려져 보이는 반쯤 감긴 카즈나리의 눈동자. 그러고 보니 오늘 연습경기 있다고 했었지 참.
"졸려 보여."
흘러내린 머리칼을 살짝 거둬내자. 졸린 눈이 웃음 끼로 살짝 휘어진다.
타카오"참을 수 있어."
"자도 돼."
방금 대답에 놀란 듯 휘어졌던 눈매가 번쩍 제 모습으로 돌아온다.
타카오"..웬일? 오해 살만한 행동은 티끌만큼도 안 하는 ○○가?"
"그냥. 졸려 보여서. 어차피 두 분 다 늦으실 거고…. 그전에만 일어나면 되는 거니까."
그 대답에도 믿기 어렵다는 듯 의심스러운 표정이다.
타카오"알고 보니 막 떠보는 거 아니야? 아까 학교에서도 의심 살만한 일 만들지 말자는 약속한 거. 어기는지 아닌지?"
대답 대신 고갤 느릿하게 두 번 젖자. '올─'이라며 장난스러운 감탄사와 함께 날 자신에 품에 바짝 끌어넣는다.
타카오"이대로. 같이 자."
"...응."
쿵. 쿵. 쿵. 반복적이게 들려오는 심장 소리와 가깝게 울리는 목소리. 그리고 안겨 닿은 따뜻한 체온까지. 모든 게 완벽할 만큼 좋다.
지금은 우리 둘밖에 없으니까. 새엄마도 아빠도. 또, 학교 다른 애들의 눈도….
그동안 쉬지 않고 날 섰던 긴장감이 풍선에서 바람 빠지듯 스르륵 풀린다. 조금씩 편해진다.
이대로 쭉 둘만 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 아무런 생각도 고민도 없이….
.
.
.
.
.
.
귓속으로 흐릿하게 들려오는 반복적인 기계음 소리. 그것에 막 잠에서 깨어나려 할 때쯤. 그 소리가 거실 전화벨 소리란 걸 깨달았다.
그리고.
"카즈…."
내방 침대 위. 내 바로 옆에서 잠들어있는 카즈나리의 모습. 그리고 잠들기 전과는 달리 환해진 방안.
"어. 어떡해…."
아침이었다.
잠깐만 잘 생각으로 같이 잣던 건데. 아침까지 그대로 자 버린 것이다.
나도 생각이 없었지. 바보같이 알람도 안 맞혀놓고….
번쩍 차려진 정신과 함께 찾아온 이성은. 혹시라도 이 광경을 아빠나 새엄마가 보셨을까 하는 불안감과 두려움까지 이어 데려온다.
보셨을까가 아니라. 보셨을 것이다. 분명. 잘 자고 있는지 확인차. 분명….
질끈 감고는 그렇게 억지로 잠을 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