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길게 끌은 다툼 때문이었는지. 카즈나리가 한 마지막 말 때문이었는지. 후에 이어진 후유증이 생각외로 심각하다.
오후 연습은 어떻게든 들어가 보려 했지만 도저히 기분이 아니어서, 음료 파스 등 간단한 필요 용품들을 챙겨, 오츠보 선배한테 전해주곤 오후 연습에 빠져버렸다.
그것도 모자라 5교시 끝나고 조퇴까지….
나야말로 어리다는 소릴 들어도 마땅할지도…. 고작 그 말 하나에 상처받아 꽤 병까지 부려 조퇴나 하고.
그렇게 집에 도착하니 세시가 조금 넘어가고 있었다.
"…?"
그리고 집안엔 아무도 없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아빠 초등학교 동창회가 있어서 두 분 다 늦게 들어오신다고….
그럼 카즈나리랑 단둘이 있어야 한다는 건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둘이 있어야 하는지. 또 다른 고민 하나가 생겨버린다.
"하,"
그냥 일찍 자 버려야겠다. 최대한 마주치지 말자…. 이것도 좋은 답은 아니겠지만.
간단히 샤워를 끝내고. 방 정리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곗바늘이 다섯 시를 넘기고 있었다. 새엄마가 언제나 깨끗이 청소해주시는 편이라. 정리했다 할 것도 별로 없었지만….
아직 저녁을 먹기엔 좀 이른 시간이고…. 피곤한데 조금만 잘까….
그렇게 해서 잠깐 눈만 붙일 생각으로 방 침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았다.
"애처럼 때 부리지 마."
타카오"학교 늦게 들어온 게 자랑도 아니고"
내가 말실수 한 것처럼. 분명 카즈나리도 그랬던 것일 텐데….
감긴 눈을 좀 더 힘주어 질끈 감고는 그렇게 억지로 잠을 청했다.
아침 상황처럼 도로 원점이 돼버린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