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쯤. 그쯤 되었을까.



"머리 좀 그만 만지면 안 되냐."



타카오"그러니까 말리라고~"



우리가 가족이란 틀에 갇혀버린 게.



"귀찮아. 원래부터 말리 편도 아니고."



타카오"여자애가 참─"



그래. 그쯤 되었을 것이다. 일 년이 된 것도 아니고 겨우 반년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렇게 가족이 돼버린 후론.



타카오"그래도. 젖은 머리도 나쁘지 않아."



내 시간이 너무나.



타카오"몇 안 되는 모습 중 하나니까. 네가 연약해 보이는."



느려져 버렸다.



(Chu)



살며시 포개지는 입술과 함께 감겨진 내 두 눈. 그 위로 스르륵 떨어지는 카즈나리의 머리칼이 간지럽다.



감긴 눈 위 여린 살 위로 느껴지는 카즈나리의 머리칼 감촉도. 또 코끝으로 맡아지는 머리칼에 밴 샴푸 향도, 모두.



한집에 사니깐. 같은 샴푸의 향과 같은 반찬이 놓여진 식탁. 그리고 같은 공간에. 카즈나리도. 나도. 새엄마도. 그리고 아빠도….



아빠….



엄마가 돌아가신 후로 몇 년이 지났지만. 다른 누구와의 만남의 갖지 않았던 순정파, 우리 아빠.



재혼해도 괜찮다며 권해보아도. 언제나 작은 액자 속 웃고 있는 엄마의 사진만 바라보던 우리 아빠.



그러던 어느 날 재혼을 해버린 우리 아빠.



괜찮을 거라고. 아빠가 그 누구와 재혼을 해도. 아빠만 행복하다면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못된 딸인가 보다.



만약 아빠가. 지금의 새엄마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재혼했어도. 그랬어도. 내 기분은 지금과 같았을까…?



그게 아니면….



타카오"…?"



"그만 방에 들어가. 곧 엄마 나오셔."



타카오"아직 다섯 시 밖에 안됐는데 뭐."



다시 팔을 뻗어 내 두 뺨을 감싸 제 고개를 가져오는 카즈나리. 그대로 녀석의 입을 손으로 눌러 막아버린다.



당연하게 돌아오는 불만 가득한 표정으로 날 흘겨보는 카즈나리.



"그만 돌아가서 빨리 네 침대 위에 누워있어. 매번…."



타카오"매번 이 시간에 같이 있는 걸 보시면 분명 오해하실 테니까─. 네에, 네에~ 본부대로 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어."



타카오"어떻게 항상 토씨 하나가 안 틀리냐, 넌─."



몸을 일으켜 세운 카즈나리가 그대로 내 머릴 가볍게 헝클고는 베란다를 빠져나가 터벅터벅 제 방으로 향한다.



그것을 확인하고는. 녀석이 헝클어트린 머리칼을 막 손가락으로 대충 빗는데….












타카오"어? 엄… 마?"
새벽 다섯 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