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오"또 왜 이러는 건데?"
피가 통하기 어려울 만큼 꽉 잡힌 손목. 그게 마치 지금 우리의 처지 같아, 입가로 쓴웃음이 스친다.
"알고 있잖아."
타카오"뭐? 그거? 그게 또 왜? 그게 뭐가 어때서? 말했잖아, 그런 거에 얽매이지 말자고. 그딴 걸로 피하지 말자고!"
적막한 건물 안. 카즈나리의 목소리가, 피부 위로 느껴지는 서늘한 이곳의 공기처럼 내게 스며든다. 그리고 그것은 언제나처럼. 또다시 날 흔든다.
하지만….
"어린애같이 굴지 마, 카즈나리. 우리 생각만 할 순 없는 거야."
타카오"얽매일 필요도 없어."
"얽매이는 게 아니야. 순리를 지키는 것 뿐이지."
타카오"같은 변명하지 마. 무서워서 도망치는 거잖아!"
"상관없어. 어떻게 생각하든."
타카오"그렇게 네 멋대로…."
"너라고 부르지 마."
타카오"..뭐?"
"너라고 부르지 말라고, 더는. 제대로 된 호칭이 아니면…. 앞으론. 대답하지 않을 거야."
싸할 만큼 찬 내 목소리에 카즈나리의 얼굴 한쪽엔 어느새 짙은 그늘이저있다. 그것을 말없이 지켜만 보다가. 꽉 잡힌 손목을 틀어 녀석의 손에서 벗어난다. 그리고 조용히 몸을 틀어, 발 하나를 내딛는데…. 그게 너무나 무겁다.
타카오"..겁쟁이."
무겁게 땅 위로 떨어트린 발. 그대로 멈춰졌다.
타카오"다신."
"…."
타카오"내 앞에서 센척하지 마. 겁쟁아."
새벽 다섯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