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밀은 개뿔. ”


눈을 뜸과 동시에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연갈색에 두툼한 크래프트 봉투였다.
오늘따라 유독 한적해 보이는 공원엔 자신만이 홀로 남아 텅 빈 벤치를 지키고 있었다.

주머니에 있던 손을 꺼내어 방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가 앉아있었을 것 같은 옆자리를 쓸어 보았다. 페인트가 벗겨진 자리 위로, 건조한 손바닥을 타고 미지근한 온기가 희미하게 느껴진다.



“ ㅡ흐음. ”



가늠하듯 눈썹을 올린 그가 곧 아무래도 좋다는 식으로 나른하게 눈을 내리 감았다.
다소곳이 놓여있던 봉투를 덜렁 집어 들고는 이내 마음 내키는 대로 대강 대강 휘파람을 불렀다.

안개 저편에 있다는.

존재 여부조차 확실치 않은 헬사렘즈 로트의 창공이 동녘으로 하여금 어물 어물 땅거미를 올려 보내고 있었다.



메리 멕베스를 만나러 갈 시간이었다.

or deat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