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 역시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로군, 소년. ”



그 심정 나도 잘 이해해. 잘생김이 듬뿍 묻은 얼굴에 온화한 배려심이 깃들었다. 툭툭. 스티븐이 레오의 어깨를 토닥 토닥 두드렸다. 저 얼굴로 이십대라니. 확실히 저건 사기지.



“ 하지만 이해 해주게. 여긴 ‘ 그 ’ 헬사렘즈 로트잖나. ”
“ 아뇨. 별로 그렇게 말씀해주셔도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통 안 들거든요. ”



이해고 자시고……. 물론 저 앳된 얼굴이 저보다 연상이란 사실도 획기적이기는 했지만, 그보다는 라이브라 최고의 정상인 스티븐 씨가 민간인을 앞에 두고 태연스레 라이브라의 이름을 거론했다는 사실이 백배는 더 획기적이었다.
그치만 비밀 결사대잖아. 비밀 결사대잖아, 우리! 명색이 비밀 결사대씩이나 되는 사람이 ‘ 사실 이건 비밀인데~ ’ 하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무슨 ‘ 아. 이쪽은 누구누구고, 저 쪽은 누구누구야. 둘이 사이좋게 지내렴! ’ 하고 소개를 하냐구우, 비밀 결사대가!!!

레오는 타락 왕 페무토가 인정한 헬사렘즈 로트 최고의 범재 凡才 였다.
머릿속이 핑글핑글 도는 것을 느낀 레오가 의심쩍은 눈으로 스티븐과 스티븐이 소개해 준 이를 가늠하듯 흘겨보았다. 의안의 힘을 빌려 보건대 두 사람에게선 어떤 환술의 기척도 느껴지질 않았다. 다르게 말하자면, 적어도 스티븐 씨는 평소와 같이 멀쩡한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담 뭐지. 사실은 내가 이상한 건가? 내가 아직 신참이라 모른 거지, 라이브라란 원래 이런 조직이었던 건가? 그래서 나도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입사할 수 있었던 건가?!



“ ……장난은 거기까지 하시죠, 스티븐 씨! 레오나르도 씨가 당황해하잖아요. ”

“ 하하. 내가 좀 심했나? ”

“ 짓궂어요! ”



다 큰 어른이 뭐하는 거람! 돌연 스티븐을 꾸짖은 그 사람이 눈썹을 늘어뜨리고 레오의 눈치를 살폈다. 올망졸망한 이목구비는 그 작은 행동 한 가지에도 쉬이 미안하단 감정을 팍팍 전달해주었기에 레오는 일순 그녀에게서 눈을 땔 수가 없었다.

살짝 울상인 눈썹을 한 그녀가 난처한 미소를 입가에 지었다.

약간은 창백한 볼 위로 흔한 보조개 대신 얕은 볼우물이 포옥 생겨났다. 레오는 웃을 때 코에 주름이 생기는 여성을 이 날 처음 보았다. 감상부터 말하자면, ㅡ그는 어쩐지 미셸라가 생각났다. 지금 이 미소를 내가 아니라 미셸라, 귀엽고 예쁜 걸 사랑하는 그 아이가 보았다면 참 좋았을 텐데.



“ 죄송해요 레오나르도 씨. ( - ) 입니다.
그냥 어쩌다보니까 스티븐 씨가 라이브라의 일원이란 걸 알게 된, 그냥 평범한 소시민이에요. ”



“ 하하. ” 꾸짖음 이후 멀뚱히 두 사람 사이에 서 있던 스티븐이 다시 한 번 시원한 너털웃음을 흘렸다. “ 글쎄 편하게 말 놓으라니까. 레오 군이 더 연하야. ”



“ 그래도 초면인데…….
저기. 만약 실례가 안 된다면, 초면이지만 우리 말 놓을래, 레오나르도 씨? ”

“ 앗, 넵! ”

“ 와아. 진짜?
그럼 말 놓은 김에 나도 레오 군이라 해도 될까, 레오 군? ”

“ 넷, 넵! ”

“ 아하하하. ”



끝끝내 스티븐이 호탕하게 웃어재꼈다. “ 그러니까, 그 심정 나도 잘 이해한대도. ” 스티븐이 웃던 말던, 그 사람은 의외의 마이 페이스로 “ 레오 군도 편하게 이름으로 불러 줘. ” 라며 나붓 나붓 말 트기 목록에 조항을 추가했다. 그 능숙한 회화 실력, 스티븐 씨 못지않은 유려한 말투 하며 방금 전까지만 해도 축 쳐져있던 눈 꼬리가 어느 센가 초승달 모양으로 샐쭉거리고 있는 점.
무엇보다 콧대에 머무는 그 얄궂은 주름이.



───미셸라.
그가 자신의 하나 뿐인 소중한 여동생의 이름을 속으로 되새겼다.

이 도시는 이런 비일상적인 일들이 이렇게나 비일비재하단다.

Leonardo Watch ( 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