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틀렸어. 보아하니 게슈탈트 붕괴 현상까지 온 모양이야. ”



“ 재프와는 여기서 이별인 건가…. ”
스티븐이 진중한 얼굴로 이제는 추억 속 동료가 될 재프를 향해 묵념했다. 크라우스의 눈동자에 안타까움의 빛이 흠씬 서렸다. 



“ 그래도… 그는 반드시 돌아올 걸세. 라이브라로. ”

“ 음. 저래 보여도 나름 천재니까. ”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가 무사히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 뿐인가. ”

“ 너무 걱정 마, 크라우스. 
대 붕괴 때를 생각해 보라구. 몇 년쯤이야 금방이다. ”


“ 으음. ”





“ ㅡ와아… 진짜 너무들 하시네……. ”



뭔 놈의 포기가 저렇게들 빠르데…….

그간 재프에게 골탕 먹은 것들을 모두 포함해도, 이 순간 재프는 헬사렘즈 로트 역사 상 가장 불쌍한 남자일 것이 안 봐도 뻔했다. 뺀질 거리는 부분이나 자신을 음모 머리라고 부르는 부분, 동네 양아치 정돈 발톱의 때로도 비교할 수 없는 그의 한량 같은 행동거지는 분명 싫어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저건 너무 불쌍하잖아!


흡사 물총 쏘듯 식은땀을 뿜어내는 재프의 절박함은 백 미터가 훌쩍 넘는 거리에서조차 애달프도록 선명했다.

저런 것도 동료라고 옹호를 주고 싶은 마음이 반, 그러게 평소에 처신 좀 똑바로 하고 다니지 그랬냐는 마음이 반.
포기하면 편하다는 명언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크라우스와 스티븐 사이에서 갈팡질팡한 심정을 차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레오만 애꿎게 눈을 굴릴 즈음.



“ 으휴…. 
( - ), 잠깐만 귀 좀 빌려 줄래 ?


06. Z의 가장 긴 하루 ( 전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