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있지 있지, 쫌 들어 봐봐 블랙! ”



무슨 일인이 한창 기분이 들뜬 화이트가 어서 이리 좀 와 보라며 열심히 손짓을 했다.

저녁. 어스름 노을이 진다.

나뭇가지를 흔드는 바람이 제법 쌀쌀해졌기에 낮 동안 화이트가 열어 놓았던 창문을 도로 닫아 두었다. “ 에이이. ” 원체 답답한 걸 싫어하는 화이트는 불만스러운 듯 볼멘소리를 내었지만 그마저도 잠깐이었다. 오늘의 화이트는 정말로 기분이 좋은지, 금세 또 아무렴 어떠냐는 얼굴을 하고서 “ 빨리 오라고, 느림보 윌! ” 하고 다시금 자신을 향해 성화를 부리기 시작했다. 화이트가 이렇게까지 멋대로 구는 건 그 날 이후로도 아주 오랜만이었다.

어지간히도 입이 근질근질한지, 떡하니 낀 팔짱으로 ‘ 당장 달려오지 않으면 가만 두지 않겠다 ’ 는 으름장을 대변한 화이트의 모습이 조금 그립기도 하고 조금 기쁘기도 해서, 그리고 더 밍기적거렸다간 이번엔 진짜 주먹이 날아 올 것 같아서.

윌이 잰걸음으로 서둘러 메리에게 다가갔다.
그녀가 걸터 앉은 침대 시트에 그녀와 마주 보도록 앉았다.



“ 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화이트. 뭐 좋은 일 있었어? ”

“ 일단 블랙 너, 레오가 오늘 여기 아래 층 병실에 입원한 건 알아? ”

“ ㅡ에엑, 진짜? 어디 다친 거야? ”

“ 응. 무슨 덤프트럭에 깔린 거 같이 온 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더라ㅡ
근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레오한테 무지 무지 예쁜 여자친구가 있었어! 그것도 우리 또래! ”


“ ㅡ에에엑?!?! ”

“ 내일도 레오 병문안 올 거래. 블랙도 한 번 볼래? ”



진짜 완전 예뻐, 무슨 인형 같더라니까! 상체를 바짝 붙인 화이트가 잔뜩 신이 난 음성으로 덧붙였다.
“ 화이트 너보다 더 예뻐? ” 질문하자,



“ 야. 윌리엄. 우리 쌍둥이거든?
내 외모 가지고 얘기하는 건 좀 웃기지 않을까? ”


“ 하나도 안 웃겨. 그치만 난 화이트가 세상에서 제일 예쁜 걸! ”

“ 참 나. 됐거든요!
그리고 그 사람 너보다 더 예뻐! ”


02. BL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