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익-' 하는 소름 끼치는 문소리. 그 소린 칙칙하고 어둑한 이곳과 너무나도 잘 어울렸다.

하지만 단 하나. 이곳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그것은 물건도 뭣도 아닌 살아있는 사람이며 여자였다.











그림 한 점 걸려있지 않은 무늬 없는 밋밋한 벽과 가구 또한 단순하게 침대와 의자 이것들이 전부인 이곳에, 작은 욕실이 하나가 딸려있긴 했지만. 그것도 삭막한 이곳의 일부일 뿐 별 다를 것 없다.


이런 감옥과도 같은 곳에 한 달 이상을 홀로 버틴다면 누구나 미치지 않고 못 배길 것이다.


그렇기에 미치기 일보 직전인 여잔 소름 돋는 문소리와 함께 방에 들어선 한 남자에게 곧장 달려가 안겼다. 아니, 매달렸다. 남자의 옷깃까지 꾹 움켜잡으며.


"이제 용서해줘. 나 진짜 정말 안 그럴게. 응?"


애원하듯 남자에게 몇 번이고 용서를비는 여자의 모습은 정말 간절해 보였지만 그런 여자의 등을 반복적이게 쓸어내리는 남자의 표정은 담담했다. 마치 익숙한 상황을 맡듯이.


긴토키"네 옆자린 그 누구도 될 수 없어. 오직 나야."


"응. 긴토키 꺼야, 내 옆자린. 누구도 아니야."


여잔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남자의 말이 모두 진리라는 듯이.


긴토키"네가 사랑해야 할 것도, 아파해야 할 것도, 슬퍼해야 할 것도, 전부 나야. 나로서 이루어져야 되는 거야."


"응응. 그럴 거야."


몇 번이고 자신이 원하는 대답을 받아냈지만 남잔 어째선지 만족하지 못했다. 이유 모를 답답함과 불안감 또는 약탈당할지도,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헛생각들이 매시간 머릿속을 헤집고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정말 약속해. 긴토키만 볼게. 그러니까 날 데리고 나가줘. 응? 더는 불안하게 하지 않을게."


이렇게나 간절히 자신만 바라볼 것을 맹세하는데 그만 용서해줘도 되지 않을까? 안겨있는 몸도 안쓰러울 정도로 말라버렸잖아.


몇 번이고 고민하던 긴토키가 여자의 등을 쓸어주던 손을 거두어, 여자의 고개로 손을 옮겼다. 그리고 곧 자신과 마주 보게 만들었다.


마주하자마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는 게 더 애처롭게 느껴진다.


긴토키"우린 하나야. 영원히. 하나기에 그 어떤 것도 더해질 수도 없어. 영원히 하나니깐. 무슨 말인지 알지?"


여잔 잡힌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절대적으로 그럴 것이라는 눈빛으로.


긴토키"대답해야지."


"응. 영원히 하나야. 그럴 거야 꼭."


대답을 들은 남잔 여자를 감싸고 있던 손으로 뺨을 어루만지며 다른 한 손으론 품에서 무언갈 꺼내었다.


그것은 작은 알약이었고, 여잔 그걸 보는 순간 섬뜩 놀라며 눈이 커졌다.


감금을 당했던 당일 날. 평소처럼 입을 맞춰오는 그의 입맞춤에 응하고 있던 중 입으로 들어온 낯선 이물감이 느껴졌다. 그것을 느끼자마자 그의 혀가 그 알약을 삼키도록 깊숙이 밀어 넣는 바람에 정말 반강제적으로 뭔지도 모를 약을 삼켜버렸고, 곧 정신을 잃어 눈을 뜨니 이곳이었었다.


"긴토키…."


여자가 걱정스럽게 남자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어떤 대답도 해주지 않은채, 꺼낸 알약을 자신의 입 안에 넣고 여자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남자가 왜 자신을 바라보는지 이유를 알고 있는 여잔 고개를 작게 끄덕이며 조심스럽게 남자의 입가에 자신의 입술을 가져갔다.


두 입술이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남자의 손이 여자의 양 뺨을 느릿하게 감싸졌다.


긴토키"난 우릴 위해서라면 더 나쁜 짓도 할 거야. 그러니 잊지 마. 영원히 하나란 걸."


그렇게 말을 끝내며 남자의 입술이 가까워진 여자의 입술을 눌렀고, 곧 여자의 입속으로 알약을 담고 있는 자신의 혀를 밀어 넣었다.


남자의 혀를 타고 넘어간 알약이 여자의 목 너머로 완전히 넘어갔음에도 남잔 여잘 놓아주지 않고 진한 입맞춤을 계속해서 이어나갔다.


그렇게 얼마후. 여자의 몸속으로 들어간 약 기운이 번져 여자가 잠에 빠져들게 돼서야 남잔 천천히 입술을 거둠과 동시, 힘없이 늘어지는 여잘 자신의 가슴 위로 끌어안았다.



긴토키"정말 더 한 짓도 할 수 있어 난.

그만큼 널 사랑하니까."
하나여야만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