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문을 열고 들어선다.







"왔냐.."







아무일도 없었다는듯이 TV에 시선을 고정한채 묻는 긴토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늘 그렇듯 소파에 앉은채 휴대폰만 만지작거린다.







'어제...'







대체 왜 그렇게 화를 냈는지 묻고 싶었다.

어제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자신에게 화를 내는 듯한 그의 모습이 원망스러웠지만 머리를 식힌 뒤 생각해보니 그의 심리는 '질투' 였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아직 가까워질 가능성이 있을지도 몰라'







신스케에겐 미안해서 고개를 들 수 없다. 자신을 향한 마음을 이런식으로 이용하다니

하지만 아무래도 좋았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끝낼 수 있다면







"저기 긴토키...?"







고개를 살짝 돌리며 바라보는 그







"어제는 어떻게 됐어?"







안되겠다. 그의 얼굴을 보니 도저히 입 밖으로 말이 나오지 않는다.

만약 자신만의 착각이었다면 그때의 씁쓸함을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거 같아서

결국 다시 우리는 엇나가고 만다.







"신스케랑 잘 이야기했어?"



"그 자식 이야기 꺼내지마"



"뭐?"







차가운 말 한마디를 남기고 고개를 돌려버리는 그,

그런 그의 모습에 괜스레 울컥해서 마음에 없는 말을 해버린다.







"별것도 아닌 일이었잖아. 그런데 긴토키가 괜히 짜증내고...."



"짜증...? 너한테는 그게 별것도 아닌 일이냐?"



"신스케가 나 좋아하는거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 왜그래?"







미간을 찌푸리던 그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고개를 돌려버린다.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될걸 괜히 가시박힌 말을 몇마디 더 해버리고 마는 내 모습에 나도 질려간다.







"신스케는 나한테 더 잘해줄거야....."



"그럼 그 놈한테 가시던가"



"그런 말이 쉽게 나와?"



"그럼 어쩌라고, 내가 뭐라고 해줘야되는데?"







이젠 확실하게 알았다. 우리는 더 이상 관계가 나아질 수 없다는걸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는 걸



입술을 깨물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







"우리....그만 끝내자"







드디어 해버렸다. 지난 몇 달간 그렇게 많은 일이 있어도 절대 하지 않던 그 한 마디를

그는 늘 하던 말다툼으로 생각하고는 피곤하다는듯이 대꾸한다.







"하아...너 또 왜그러는데? 지금 화낼 사람이 누군데 그러는....."



"진심이야"



"........"



"나 너무 힘들어, 우리 요즘 몇 달 동안 계속 이 상태잖아. 어떻게 가까워 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봐. 넌 이미 나한테서 마음이 떠났고 나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우리.....이제 그만하자"







정말이다. 이젠 지쳤다.

잠시동안 이어진 침묵, 몇달 전부터 이런 침묵은 종종 있었지만 오늘따라 더 무겁게 느껴진다.







"타카스기한테......가려는거냐"



"응"



"그 자식..사랑하냐...?"



"그건 잘 몰라, 그래도 신스케는.....적어도 날 사랑해줄꺼니까"







그 말을 끝으로 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마지막으로 그의 목소리가 들린다 '잘가'
웃어 주세요 - 파르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