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자키가 일러준 곳에 도착하자, 반쯤 줄어든 담배를 태우고 있는 히지카타의 모습이 보였다. 평범하게 방으로 부른 것도 아니고 후미져 누구의 방해도 없는 곳으로 불러낸 것을 보면 평범한 얘기를 나누자는 것 같진 않았다. 바닥 위에 떨어져 있는 네다섯 개의 담배꽁초만 봐도 그랬다.


일부러 발걸음 소릴 내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는데도 담배를 물고서 시선을 내주지 않는 히지카타의 모습에, 안 그래도 악의 쌓인 감정에 짜증까지 더해졌다.


오키타"부르셨습니까?"


결국, 목소리를 내서야 고개를 돌려오는 재수 없는 놈이다.


피고 있던 담배를 깊게 한번 빨아들이고는 바닥 위로 가볍게 던진 히지카타가, 비스듬한 자세를 조금 세우며 마주 본다. 살가운 눈빛은 아니었다.


히지카타"아, 할 말이 있어서…. 장소가 이래도 이해해라."


오키타"할 말 이란 게 뭐죠."


히지카타"..당분간 늦은 오후부터 새벽까지의 순찰은 1번대가 맡아야 할 것 같다. 그러니 그전의 일정이나 사적인 일은 모두 파해라."


그 말을 들은 오키타가 우습다는 듯 조소를 보였다.


굳이 순찰시간을 바꿀 필요도 없는 시점일뿐더러, 그런 말을 이런 후미진 곳에서 할이 유가 없다. 엄연히 돌려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키타"사적인 일을 파하라고요? 누님을 바래다주는 걸 관두라는 말을 돌려 말하시는 것 같네요, 히지카타씨."


정곡을 찌르는 말. 대답이 궁금했지만 아쉽게도 아무런 말이 없었다.


한 번 더 찔러줘? 조금 유치한 심보가 생겼지만 고민 않고 바로 입 밖으로 내뱉어준다.


오키타"제가 항상 선수 쳐서 샘이라도 나셨습니까? 뭐 명령이라면 따르겠습니다만, 사적인 감정이 만든 명령이라면 꽤 거북하군요. 제가 없는 사이 누님한테 접근하는 모습도 꽤 불쾌할 것 같고요."


히지카타"마음대로 짓거리치 마. 어제 같은 상황이오면 다른 녀석을 통해 데려다 줄 거다."


어제란 말이 나오자 오키탄 의미 모를 웃음을 흘렸다. 그것이 비웃는 웃음소리처럼 느껴진 히지카타의 미간에 가늘게 잡혔던 주름이 선명하게 변했다.


오키타"그러고 보니 한참 분위기 좋을 때 웬 깡통 소리가 들려 이상했지만. 뭐 들고양이 새끼의 짓인 줄었는데…. 그게 아니었나 보네요."


적중했다. 늦은 시각에 퇴근해야 하는 여자를 바래다주려 여자의 방으로 향하던 중, 자신보다 먼저 여자와 함께 둔 소 밖으로 나서는 모습이 보여, 자신도 모르게 뒤를 밟은 우스운 짓을 저질렀었다.


그러다 결국 여자에게 입을 맞추는 오키타의 모습까지 본 것이다. 자신 때문에 희생양이 돼가는 여자 때문이라도 오키타의 행동을 서둘러 멈추어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조급함에 이렇게 서로 으르렁대며 마주 보고 있는 시점까지 오게 되었지만.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