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초여름 이별을 했다. 서로 사랑했지만 서로의 무뎌짐을 쉬이 납득하지 못했고, 이별했다.
의외로 이별은 무덤덤했다. 헤어지자 말했고, 그뿐이었다. 서로 죽고 못 살 때가 얻그제 같았는데.
푸흐- 입에서 쓴웃음이 터져나왔다.
부정할 수 없었다. 아직도 사랑한다고, 보고 싶다고, 가끔 비라도 오는 날엔 창 밖을 바라보며 눈물 흘린다고.
사랑해, 사랑해 긴토키. 여자는 단어 하나하나를 혀로 깊게 눌러 훑으며 말했다. 사랑하노라고, 내가 많이 사랑했노라고.
눈물이, 턱을 타고 떨어졌다.
남자는 초여름 이별을 했다. 정말 사랑했지만 서로가 변해가는 과정을 이해할 수 없었고, 이별을 받아들였다.
의외로 이별은 아프지 않았다. 헤어지자 말하기에 헤어졌다. 정말 그뿐이였다.
그 아이가 내 전부였을 때가 얻그제 같았는데, 후우- 깊은 한숨이 입술을 누르며 무겁게 떨어졌다.
아직도 사랑한다. 많이 보고 싶다. 내가 잘 할걸.. 내가, 잘. 남자는 초점 없는 눈으로 비묻은 창문을 바라본다.
사랑해,(-) 남자는 단어를 입술로 천천히 문질러 진하게 뱉어냈다, 사랑한다고, 정말 사랑한다고.
어느새 남자는 빗속에서 하늘과 울음을 울고 있었다.
한때, 연인이었던 사람의 알량한 미련이었다. 후회했지만, 변하는 것은 없었다.
어느새, 여름이었다.
미련 - 소행성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