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前:사카타 긴토키
추억이14페이지
좋은데-?
얼마 만에 느껴보는 걸까, 이 안정되는 기분은.
이제 다신 일어날 수 없는 것이라 여겼었기에, 여잔 지금 순간이 그저 꿈만 같았고. 설령 꿈이라면 깨고 싶지 않았다.
"오빠."
자신을 안고 있는 긴토키의 품을 좀 더 파고든 여자가 듣기만 해도 평온한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긴토키"응…?"
대답과 함께, 파고들어 오는 여잘 스스럼없이 받아준 긴토킨 몇 번씩 느릿하게 두 눈을 깜박이며 안고 있는 여자의 온기에 집중한 자신 발견하곤 피식 웃어버린다.
"나 사실."
긴토키"?"
"사실. 머리 자르려고 했다. 그것도 짧게."
그 말에 여잘 안고 있던 손 중. 여자의 머리칼과 가까이 있던 손 하나를 가져가, 예쁘게 흩어져있는 긴 머리칼을 손아귀에 부드럽게 쥐며 매만져내란다.
긴토키"긴 게 더 좋아."
"..그래서, 자르려고 했어."
긴토키"왜…?"
문득 긴토키와 눈이 마주친 여자가 그것을 홱 피해버리곤 고개까지 틀어버린다.
"...몰라."
모른다며 대답을 해주진 않지만, 이유는 쉽게 떠올릴 수 있었다.
어리광과 고집을 피워도 들어주지 않을 때. 또는 '나 진짜 화났어.'라는 것을 돌려 표출한 때. 머리를 자르겠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쓰는 버릇과도 같은 나름 귀여운 협박이었다. 그렇게 되면 마지막에 가서 지는 쪽은 언제나 자신이었으니까.
그런 협박도 없이 머릴 자르려고 했다면.
긴토키"이제 그럴 일 없을 거야. 비겁하기 싫어."
변하지 않을 거란 결심선 말. 그것을 완벽하게 전하기는 부족한 말이지만, 내비치고 싶었다. 더는 불안하고 아프게 만들고 싶지 않으니까.
용기 내는 것 보다 두려운 게 타인의 눈이라 피하고 도망간 게 바로 전인 녀석이 하면 우습게 들릴 터지만. 이제 그런 건 상관하고 싶지 않다. 그것들보다 벅찬 존잴 지금 안고 있으니 그럴 여유와 이유는 이제 없다.
머리칼을 매만지던 손을 여자의 하얀 뺨 위로 옮겨 쓸던 중. 손가락 끝으로 따뜻한 물줄기가 닿는 게 느껴진다.
이젠 언제든 눈물을 닦아 줄 수 있는 게 기쁘긴 하지만. 그렇다고 우는 것은 원치 않는다.
"오빠."
긴토키"응."
"우리 멀리 가버리자. 우릴 모르는 곳으로."
긴토키"..갑자기 왜."
손끝에 닿은 눈물을 닦아내 주며 눈가로 천천히 쓸어올리자. 여자의 긴 속눈썹이 가늘게 떨려오는 게 꽤 간지럽다.
"그냥. 오빠가 신경 쓰일까 봐."
긴토키"…."
"그럼 또 오빠가. 가버릴 것 같아. 무서워, 나…."
긴토키"안 그래. 이제."
"…."
불안에 떠는 여잘 좀 더 끌어안고 안심시켜보지만. 어쩐지 대답이 없다. 그건 아마 그동안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면 알 수 있는 당연한 반응일 테지.
긴토키"정말이야. 죽어도 ○○ 네 옆에 있을 거야, 오빤."
손끝을 간지럽히던 속눈썹이 다시 고여지는 눈물에 젖어 축축해졌다.
"그런 말. 죽는 거 싫어, 그 말."
긴토키"울지마. 눈 쓰라리겠다."
"빨리. 그 말, 싫어."
미간 옅게 좁혀지며 여자가 보채듯 긴토키에게 다시 대답해줄 것을 요구했다. 안심시키려 한 말이었거늘…. 아차 하며 깊게 생각지 않고 뱉은 말이 후회스러워졌다.
긴토키"안 죽어. 너 혼자 남겨두지 않을 거야. 절대로."
어르고 달래듯 다시 재 답울 해주자, 그제야 안심한 듯 여자의 표정이 서서히 풀려갔다.
안심한 여자의 모습에 따라 마음을 놓던 중.
(Che-)
"오빠도…."
돌연히 고개를 올려 대담히 입을 맞춘 여자가. 행동과는 대조되게 수줍은 듯 말했다.
그것에 어리벙벙했던 것도 잠시. 입가에 퍼져가는 잔잔한 미소와 함께 긴토킨 여자의 양 뺨을 가벼이 감싸고 마주 본다.
긴토키"진짜 해도 돼?"
"어…? 으응…."
약하게 고개를 끄덕여 조용히 대답하는 여자.
다행이다. 이런 모습을 눈에 담는 것도, 또….
긴토키"그럼…."
입을 맞추는 것도. 그 모두가 다 자신이란 게….
긴토키"..눈 감아."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
무방비.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