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토키"어. 아무렇지 않아."


서로 잔인했다. 칼날 같은 질문과 대답. 서로를 상처입히는 칼이지만 손잡이 없는 양쪽에 날이 선 그런 칼. 박힌 쪽도 겨눈 쪽도 동시에 상처 입는 그런 것.


"하, 그렇구나."


대답을 듣자마자 아찔한 느낌이 여자의 머릿속을 화살처럼 지나가 버렸다. 덕분에 취기가 한 번에 달아나버려 느끼는 아픔은 좀 더 선명해진다.


"잘 알았어. 오빠 마음."


고개를 떨군 여자가 벌떡 몸을 세워 현관 쪽으로 방향을 틀자, 긴토키의 눈동자가 그 모습을 쫓아 움직인다.


긴토키"어디 가ㄴ…."


"그런 거 일부러 물을 필요 없어."


긴토키"…."


"어차피 그건. 오빠한테 그냥 습관일 뿐이잖아. 형식적인 습관."


긴토키"…."


"..오늘 들어오지 않을 거니까. 상관 마."


그러고 나가버렸다. 붙잡을 겨를도 없이. 아니, 붙잡지 못했겠지. 지금 자신은 넋 나간 사람처럼 멍한 느낌이 전부니까.


그렇게 혼자 남겨진 채 이미 한참 전에 여자와 함께 사라진 그림자 흔적만을 바라보고 있는데. 여자가 남겨두고 간 말이 양 귓속에 울려 퍼져 멍했던 정신이 번쩍 들었다.
무방비.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