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 없이 이리저리 티브이 채널을 돌리고 있는 긴토키의 옆자리에 한 여자가 냉큼 올라앉는다. 삼 인용 소파라 굳이 바짝 끼여 앉은 필요도 없건만 여잔 긴토키의 어깨에 고개까지 기대어왔다. 그런 행동이 익숙한 듯 긴토킨 별말 없이 돌리던 채널을 고정한다.


긴토키가 별 관심을 둬 주지 않아 심심해진 여잔 들고왔던 빗으로 머리를 빗어내리며 무료함을 달랬다.


그러던 중,


"아야!"


엉켜진 머리칼을 빗어내려던 여자가 빗질을 멈추며 울먹이는 목소리와 함께 곧 들고 있던 빗을 건넨다.


"응? 오빠가 빗겨줘-."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이 티브이에만 집중하는 긴토키의 모습에 여자가 이번엔 그의 몸을 흔들며 다시 졸라댄다.


"오빠-. 응? 내가 빗으면 잘 안 빗겨진단 말이야-."


그래도 별 반응이 없자 여잔 최후의 수단을 쓰기로 한다.


"아-. 안 되겠다. 매일 머리 손질하기도 귀찮은데 그냥 확 잘라버려야지. 그것도 짧. 게."


여자가 머리를 잘르는것을 별로 달가워하지 않은 긴토킨 그 말에 짧은 한숨을 내쉬며 결국 손을 내민다.


"헤, 고마워 오빠!"


얄미운 일곱 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여잔 들고 있던 빗을 건넨 후 자신의 긴 머리를 맡겼다.


긴토키"어린 녀석이 벌써 남 협박하는 법이나 배우고…."


작게 투덜거리며 여자의 머리 한 움큼을 살며시 자신의 손안에 오므려 트린 후 다른한손으론 조심스럽게 빗어내린다.


긴토키"한 손으로만 대충 빗지 말고, 이렇게…. 빗으면 엉킨 머리도 안 아프게 빗을 수 있어."


"응-."


한귀로듣고 한 귀로 흘리듯 한 대답. 매번 이런 식이었다. 부모님이 안 계시기에 혹 주눅이 들거나 우울한 아이로 자랄까 염려된 긴토킨 하나부터 열 가지 자신의 손으로 모든 것을 직접 해주며 부모 몫까지 여잘 섬세하게 키워왔다. 그래왔던게 습관이 되어 자신이 아니면 아무것도 못 하는 철부지 여자가 된 여동생을 보면 불편한 현실의 벽에 깊은 한숨만 나온다.


그리고….


"읏차!"


아무렇지도 않게 자신의 무릎 위로 올라앉는 행동과.


(Che-)


별 거리낌 없이 입술을 맞춰오는 행동은 그 한숨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오빠도 해줘."


맞춰진 입술을 살짝 땐 여자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무방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