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잉-. 지이잉-.


욕실에서 나오자마자 울려대는 진동.
액정을 힐끗 들여다보자, 예상했던 사람의 이름이 떠 있다. 그렇다. 긴토키였다.


하지만 화가 덜 풀린 난 아직 그의 목소리를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아 그것을 받지 않았다. 그 뒤로도 몇십 분 동안이나 진동은 울려댔지만, 애써 그것을 무시하며 화장대 앞에 앉은 난, 혼자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얼굴 위로 스킨로션을 찍어 바르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리고 그 후로 어느 순간 잠잠해진 핸드폰.


신경을 안 쓰는 척하며 눈길 조차 주지 않았던 핸드폰으로 슬쩍 눈이 돌려졌다.


포기 한 건가…? 벌써? 흥, 뭣 놈의 남자 끈기가 없어? 두세 번 더 울리면 받아 줄려 했건만…. 됐어. 이제 얄짤없어.


그렇게 조용해진 핸드폰을 야속한 듯 바라보며 침대 위로 몸을 축 늘어트린 난, 절대 용서 없을 거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핸드폰을 손에 쥔 채 그렇게 얼마후 눈을 감았다.
마른 타올로 몸에 물기를 닦아내곤 샤워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