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르륵'하는 미닫이 문소리와 그 후의 약하게 울려 오는 발소리. 그 발소리가 어느 정도 가까워지고 곧 멈추어지는 게 느껴졌다.


긴토키"...늦어."



"....나. 비 맞았어."



그러니까 돌아서서 어서 걱정해 줘.


사실 진짜하고 싶은 말은 그것이었지만 여잔 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말하지 않아도 긴토키가 먼저 알아주길 바랐으니까.


하지만 그런 여자의 마음과는 달리 긴토킨 돌아보지도, 여자가 원하는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그저,


긴토키"어서 씻어. 또 감기 걸리지나 말고."


라는 형식적인 말을 무심한 어조로 대답할 뿐.


"그럼 이건 어때."


여자가 얕게 떨리는 입술을 한번 꾹 물고, 입을 열었다.


"나 히지카타씨랑 사귀어. 오빠 바람대로 남자친구가 생긴 거지."


지금이라도 돌아보면 나 화 안 낼 건데…. 짜증도 안 부릴 건데….


여전히 돌아보지 않는 긴토키의 야속한 뒷모습에 여잔 금방이라도 우는 소릴 낼 것 같았지만, 그러고 싶지 않아 애써 참아 삼킨다. 그리고 기다린다. 어떤 대답을 해줄지.


하지만 역시….


명치 부근에 뭔가 꽉 막힌 마냥 시리고 아린 게 차오른다. 숨쉬기 불편한 만큼.


여잔 더는 기다려봤자 아무런 대답도 들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힘없는 몸을 끌어 돌렸다.
닥치고 우산이나 내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