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토키"..어?"
새벽 한 시가 조금 넘은 늦은 시간. 불 꺼져있는 캄캄한 거실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던 그가 내 실루엣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춰 섰다.
"늦었네-."
많이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나도 모르는 세 목소리가 잠겨있었다. 또 감기 걸린 거 아니냐며 오해할까 봐 그 몰래 조용히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어두워서 얼굴은 잘 안 보이지만 점차 가까워지는 긴토키의 실루엣에 기다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다리는 내내 지루했던 것들은 까맣게 잊을 만큼.
어느정도 가까워진 긴토키가 내 옆자리로 가볍게 바짝 앉았다. 소파 위로 등을 기대는 동시 곧 내 어깨 위로 팔을 둘러왔고, 나도 익숙하게 그의 어깨에 고개를 기대었다.
긴토키"말도 없이."
"그냥. 긴토키가 보고 싶어서 기다렸지."
긴토키"아침부터 쭉 집에 없었는데…. 언제부터 기다린 거야?"
"음…. 일곱 시 조금 넘어서부터였으니까…. 다섯 시간쯤 되려나?"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자, 자기를 기다려준 것에 감동한 것인지. 아니면 오랜 시간 기다리고 있던 게 불쌍해 보였는지. 긴토키가 자신의 가슴팍 위로 내 고개를 묻게 한 채 머리칼을 연신 쓰다듬어 내린다.
긴토키"다섯 시간이 장난도 아니고 말이야-. 고생했네, 우리 ○○."
가슴에 고개를 묻고 있는 중이라, 울리는 그의 목소리가 좋아 계속 이렇게 있고만 싶었다. 대답 없이 가만히 있으면 더 들려줄 것 같지 않으니까 무슨 말이라도 해볼까. 하며 오늘 뭐 했느냐며 묻고 목소리를 듣기 위해 고개를 좀 더 바짝 붙였다.
그런 행동이 마음에 들었는지 긴토키의 피식 웃는 소리가 곧장 울렸다. 여전히 다정한 손 길로 머리를 쓰다듬어 내리던 그의 손이 어느새 장난 어리게 바뀌어, 내 긴 머리카락을 이리저리 꼬았다 풀리기를 반복한다. 대답은 안 해주고…. 피이.
왜 대답 안 해주냐며 막 뾰로통하게 물으려는데,
긴토키"네 생각."
생각지도 못하게, 낯뜨거운 짧고 굵은 대답을 들어버렸다….
기분은 좋았지만, 괜히 민망해져 아닌 척, 그게 뭐냐며 얼버무리자, 짓궂은 긴토키 답게 장난스럽게 웃는다.
긴토키"왜. 싫습니까?"
아닌 거 뻔히 알면서 일부러 묻는 긴토키. 얄미운 마음에 대답하지 않고 있는데….
긴토키'왜-. 싫냐고오- 요 녀석아아-."
머리칼을 꼬던 손을 거둔 그의 손이 내 뺨을 약하게 늘려온다. 대답할 때까지 안놔줄거라는듯 계속 늘렸다 말기를 반복하는 긴토키.
"..아니. 좋지, 바보야…!"
결국, 대답을 듣고 나서야 잡고 있던 볼을 놓아준다. 아팠다며 볼멘소리로 불평하자 엄살쟁이라며 대꾸하던 긴토킨 곧 자신이 늘렸던 뺨을 살살 매만져준다. 한동안 말없이 그러고만 있던 그가 문득 나를 불렀다.
긴토키"난 말이야."
"?"
긴토키"난 네가 돌아가는 순간부터 쭉 기다린다. 그래서 그 기다리는 동안이 얼마나 지루하고 애타는지도 잘 알 거든…. 고마워. 참고 날 기다려줘서."
늦게들어오는 긴토키를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