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활…. 시뻘건 불길이 낡은 집 한 채를 순식간에 집어삼켜 버렸다.
뒤늦게 신고를 받고 소방관들이 출동했지만. 이미 거세게 피어나는 불길을 잡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그것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는 동네 주민들과 그들과는 다르게 불길 속으로 뛰어들려는 한 젊은 여자가 있었다.
주변의 만류에도 울부짖으며 그 불길에 휩싸여 녹아내리는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 몸부림치는….
그런 그녀는 정신이 이상한 여자도 또 미친 여자도 아니었다. 그저 제 부모를 잃어가는 것을 눈앞에서 지켜보는 비통한 심정에 휩싸인 여자일 뿐….
건장한 성인 남성 두 명이 불길로 뛰어들려는 여자의 양팔을 붙잡고 막아보려 했지만. 발악하는 수준의 몸부림을 막는 건 여간 쉽지 않았고. 그러던 어느 순간 결국.
남자1 "위험해!!"
여자를 놓쳐버리고 말았다.
여자1 "어머, 어떡해!! 누가 좀 말려!!"
뒤에서 들려오는 동네주민들의 고함에 불을 끄던 소방관들도 놀라 뒤늦게 여자를 발견했지만. 이미 여잔 타들어 갈 것 같은 뜨거운 공기 주변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를 애타게 지켜보기만 할 뿐 누구 하나 섣불리 여잘 말릴 수가 없었다. 먼발치에서도 느껴지는 뜨거운 온도가 피부로 닿는 게 그곳이 얼마나 뜨거울지 굳이 다가가지 않아도 알 수 있으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그렇게. 안타깝게 그녀를 바라보며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과. 차마 그 모습을 볼 수 없어 고개를 떨군 사람까지. 전자 후자 모두가 그녀가 결국은 죽을 것이란 가슴 아픈 예상을 하고 있었는데….
여자2 "어? 누가! 누가 보여요! ○○ 를 안고 나오는 누군가 보인다고요!!"
한 여성의 목소리에 숨죽여 있던 주민 하나둘 서서히 그곳으로 시선을 고정했다.
검빨갛게 타오르는 불길을 등지고 날아다니는 불씨들과 함께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한 남성의 실루엣.
그 실루엣은 축 늘어진 여자를 품에 안고 점차 그들의 곁으로 가까워졌다.
끊어진 인연. 그리고 시작된 또 하나의 인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