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둑한 새벽하늘과 날숨만으로 일어나는 입김. 밖으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추위로 닭살이 절로 돋아나며 으스스 몸이 떨렸다.


이 잠깐도 추운데 도대체 이 남잔 뭘 믿고 바보같이…….


긴토키를 찾으려 사방 이리저리 고개를 돌려대자, 문기둥에 기댄듯한 누군가의 옷자락이 보여 확신을 갖은 난 그곳으로 다가갔다.


역시나. 겉옷 하나 안 걸친 채 핸드폰을 귀에 대고 있는 바보 같은 한 남자가 서 있다. 저 바로 등 뒤에 누가 서 있는지도 눈치채지 못했는지 그 바보같은 남잔,


긴토키"여보세요? 어이, ○○? 끊은 거 아니지?"


여전히 수화기 너머로 날 불러대며 말이다.


안쓰럽고 미안함이, 몇 시간 전 느꼈던 화는 티끌도 느낄새 없이 밀려와, 난 그대로 긴토키에게로 다가가 그를 확 안아버렸다.


그런 내 돌연한 행동. 또는 내가 나와 줄지는 꿈에도 몰랐다는 듯 크게 움찔 놀란 긴토키가 어리둥절 어쩔 줄 모르는 게 그를 안느라 맞닿은 몸에 그대로 전해져온다.


긴토키"야, 너?? 언제 나온……."


"첫 번째. 술은 적당히 마시기."


긴토키"어…?"


"두 번째."


긴토키"…."


"파칭코는 이젠 정말 출입금지."


긴토키"…."


"그리고 세 번째. 거짓말하지 않기."


그를 안고 있느라 자연스레 품속에 묻었던 고개를 홱 올려든 난, 가늘게 뜬 눈으로 그를 상당히 새침하게 응시했다.


"약속해, 안 해?"


긴토키"어?"


"세 가지 약속하느냐고, 바보야. 이거 기회 주는 건데?"


그제야 말뜻을 이해한 긴토키가 얼떨결에 작게 끄덕이던 고개를 크게 끄덕거려왔다.


긴토키"해! 하지, 약속! 합니다! 해요!"


무슨 서른 살 바라보고 있는 아저씨 주제에, 저렇게 어린애같이 웃는 얼굴로 기뻐하는지……. 나도 모르게 가늘게 뜨며 응시하던 눈을 웃음 끼로 휘어버리고 말았고 괜히 또 그것을 뒤늦게 숨기려 고개를 다시 긴토키 품위로 묻어버렸다.


"긴토키 몸 차가워."


뒤늦게 전해져오는 차가워진 긴토키의 몸. 드러난 그의 맨팔을 난 손으로 슥슥 쓸어대주며 손에 있는 열기로 그의 몸을 녹여주었다.


긴토키"누가 안아주고 있어서 이제 하나도 안 춥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팔을 쓸어주던 내 양팔을 살며시 잡아버린다. 그 어느때보다도 자상한 미소를 걸며.


긴토키"피곤하겠다. 그만 들어가 자. 너 들어가는 거만 보고 갈 테니까."
그 길로 난 현관 밖으로 달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