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같이 밥 한 공기를 그릇에 대충 퍼담은 토시가 냉장고 문을 벌컥 열어 쟀기더니, 곧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이리저리 다급하게 움직였다. 그런 토시를 힐끔 쳐다보다가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며 '전기세 나가- 빨리 닫아라-.' 라며 무심하게 말하자, 냉장고를 뒤적거리던 녀석이 내게 곧장 달려왔다.
히지카타"어이, 누나!"
"뛰지 마라. 아래층 울린다-."
히지카타"또 어디다 감췄어?!"
"뭘-."
히지카타"마요네즈 말이야, 마요네즈!!!"
어울리지도 않게 집요하게 묻는 토시에 아무렇지도 않게 '버렸지-'라고 대답하자, 토시가 제 손에 들고 있던 밥공기를 바닥 위로 떨어트렸다.
"뭐 하는 거야? 이게 음식 아까운 줄…."
히지카타"버렸다고? 버렸어? 몽땅??!"
잡아먹을 듯이 물어오는 토시에 물음에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이어주자 황당하다는 듯 멍하니 날 응시하던 토시가 이내 다시 입을 열었다.
히지카타"유통기한이라면 한참이나 남았는데 왜 버린 거야?!"
"너무 많으니까 그렇지! 그러길래 누가 그렇게나 무식하게 많이 사오래? 아주 반찬 통 들어갈 자리 하나 없이 꾹꾹 집어넣었더구만-?"
히지카타"그렇다고 버릴 것 까진 없잖아?!"
이게 마요네즈 때문에 누나한테…!
"너 그깟 마요네즈 때문에 피를 나눈 누나한테 화내는 거야?"
히지카타"누나야말로 너무한 거 아니야? 그게 없으면 한 끼도 못 먹는 거 잘 알잖아?"
"그래 잘 알지! 어서 그런 이상한 식성을 배워 가지고 왔는지 내가 그 식성을 막지 못한 그날을 얼마나 후회하는 줄이나 알아?"
나보다 마요네즈를 더 우선시하며 따져오는 토시의 모습에 섭섭하기도 하고 화가나기도해, 앉혀있던 몸을 벌떡 일으켜 바짝 다가가 따졌다.
그런 내 모습에 조금 당황했는지 잠시 주춤하는 토시가 무언갈 더 말하려다가 이내 다시 입을 굳게 앙다물고선 몸을 돌려 주머니에 두 손을 욱여넣고는 현관 쪽으로 걸어나갔다.
"뭐야. 어디가?"
히지카타"…."
"어디 가냐니까? 또 마요네즈 사오거나 하는 건 아니지, 토시?!"
대답도 없이 묵묵히 걸어나가는 녀석이, 짧은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돌려 구겨진 인상을 내보였다.
히지카타"걱정 마. 안 사올 테니까 ."
"그럼 어디 가는데?"
히지카타"밥!"
라는 굵고 짧은 말을 남기고는 그대로 나가버렸다.
내가 너무 심했나….
♠집에 있는 마요네즈를 다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