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나는 어울리지 못했다.
'저얘 아빠가-'
'부모님이-'
'-무서워'


어딜가던지 사람들은 모두다 엄마, 아빠 이야기를 했다. 얘들은 나를 무서워하고 피해다녔다.
그래서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도와주는 엄마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사람들을 도와줘봤자 피해를 보는건 엄마인데, 어째서 모르는 사람을 도와주는거지?
하지만 엄마는 계속 사람들을 도와주었고 그렇게 사라졌다. 아무도 엄마를 기억하지 못했다. 엄마를 기억하는건 나 하나뿐이였다. 사람들을 다 죽여버리고 싶었다. 아무도 기억 못하는 엄마를 바보라고 욕하고 싶었다.
그렇게 나는 혼자일거라고 생각했다.상관없었다. 엄마가 사라진 이후로는 아무것도 상관없었다.
하지만 어느날 어떤 아이를 구하고 그 아이의 웃음을 보자 엄마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지키고 싶었다. 사람들이 나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도, 나를 이해 못한다고해도 사람들의 웃음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건 그들을 만나고 나서 더욱 확실해졌다.
그들을 지키고 싶었다. 어릴때의 힘이 없는 내가 아니였다. 그들을 지킬 힘이 있었다. 그래서 진심으로 지키고 싶은것이 생긴 나는 그들을 나의 온 힘으로 다해 지키겠다고 나에게 맹새했다. 그리고 그건 아마도 내가 만들었던 결정중 가장 멍청하지만 행복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눈을 뜨니 하늘이 보인다. 내가 없더라도 사람들은 웃겠지.그들이라도 나를 기억하면 좋을텐데 그런 이기적인 부탁도 괜찮을까-
오늘따라 눈이 부신 햇살때문에 눈이 감긴다. 그 와중에도 햇살이 참 따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 어렴풋이 들리는 오키타군과 히지카타씨의 목소리가 들린다. 나를 다급히 찾는 소리에 아무 소리도 나올것 같지 않은 입술을 비집고 웃음이 나왔다.
엄마, 엄마를 바보라고 욕한 내가 엄마처럼 죽네-그래도 후회하지는 않아. 그들을 지켰으니깐. 사람들을 지켰으니깐.


나는 그렇게 내가 만들었던 결정중 가장 멍청하지만 행복한 결정과 함께 눈을 감았다.
무제 by깜빡깜빡깜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