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없습니까?"

문을 두드려보았다. 뭔가 걱정되어서 집안을 들여다보았는데 여자답지않게 텅텅 비어있는것이 조금은 안쓰러워보였던것일까. 항상 도망치면서 다녀야하니 그럴만도하겠지. 거기다가 요즘 타카스기의 움직임이 수상하여 방문하였는데 여자는 보이지않았다. 나는 기다리겠다는 생각으로 맨바닥에 이불을 깔고 내집처럼 누워 기다리다가 지쳐 잠이들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깜빡잠이 들었던것인지 나의 옆에서 여자의 목소리와 부스럭거리는소리가 들려왔다. 여자는 혼자 중얼중얼거리면서 나에게 손대는것을 망설여왔고 마침내 나에게 손을 뻗어오자 나는 그 손목을 순식간에 낚아채 옆에 확 뉘여버렸다.

"뭐..뭐야!"

"저랑 그렇게 자고싶었나요? 할수없네요."

그렇게 능청을떨면서 여자를 매우 가까이서 봤던것같다. 까칠해보이는표정을 리얼하게 볼수있어서 신기하였달까. 거기다가 눈밑에 다크써클을 보니 편안하게 자지못한다는것을 알수있었다.

"..그리고..지켜줄거라고 제 자신과 약속했으니까요."

아아, 실수를 해버린것같았다. 여자의 표정이 갑자기 확 바뀌는것을 확연히 알아챌수있었다. 어째서일까, 저런 무모한말을 내뱉어버린것. 나는 이여자를 어떻게 생각하는것이지?

아, 과거의 그녀를 순간 잊어버린것같았다.

잊으면 안돼,잊으면 안돼, 잊으면 안되는데..어째서 점점 나의 기억속에서 희미해지는것일까. 과거의 그녀와 이 여자의 얼굴이 같아서 항상 그녀가 떠오를것같았지만 점점 과거의 그녀는 이여자와 함께있으면 잊혀지는것같았다.

얼굴은같아도 성격에서는 확연히 달랐으니까. 마치 한마리의 고양이를 보는것같달까.이런 생각을 하는 나는..뭐지?

언제나 보아온 여자였는데 가슴이 뛰었다.

그순간 나는 알수있었다, 나는 사랑에 빠진거야.

아, 나는 사랑에 빠진거라고...

예전의 그녀를 잊으면 안된다는 마음과 여자를 사랑하는듯한마음이 갈등하고있었다.
그녀를 잊을까봐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