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그 말을 내뱉은 이후, 상황은 한참 자기만족에 빠져 있던 내가 끝내는 자기 자신을 원망하게 될 수 밖에 없도록 흘러가 버렸다.)

내 말을 들었으면 좋았을 텐데...

(낮은 목소리로 중얼거린 그는 대뜸 내 어깨를 밀쳐 침대 위에 쓰러뜨린 뒤 자신의 신체로 나의 모든 것을 뒤덮었다.)

(그 다음으로 그가 나의 몸을 뚫고 침입해들어올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앗...!")

(갑작스레 180도 변한 카무이의 행동에 놀라 대처할 새도 없었던 나로서는 마치 짐승의 발톱에 눌린 작고 여린 동물처럼 벌벌 떠는 수 밖엔 없었다.)

("카무이, 안 돼... 나, 부숴져 버려...!")

(보통은 신체가 한계에 다다르고 나서야 애원하듯 내뱉는 말이지만, 카무이의 거친정도가 평상시 자신이 그 말을 내뱉을 즈음과 같은 수준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소스라치는 두려움을 도저히 주체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상관 없어... 부숴져 버려도... 난 그만큼 널 원하고 있으니까.

(그의 냉정한 대답에, 나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두 눈을 꼭 감았다.)

(이윽고 나의 은밀한 통로 가장 깊숙한 곳에, 그가 자신의 몸을 접하기 시작했다.)

("아앗... 카무이, 나 이런건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그것은 마치 나의 신체를 산산히 조각내어 버릴 듯 한 기세였다.)

("네가... 더는 안을 수 없게 될지도 몰라...")

...부숴져 버려. 그 땐 네 머리카락 한 올까지 놓치지 않고 내가 전부 집어삼켜줄게.

말했잖아, 난 지금 그만큼 널 원하고 있다고.

("안 돼... 이대로는 정말로...")

지금의 난 아무것도 망설이지 않아... 그저 널 갖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싫어... 부숴지고 싶지 않아...!")

(나는 어느덫 한계에 다다라 눈물을 쏟아내며 비명을 질렀다.)

사랑해... 너를 삼켜서 나 자신으로 만들어 버리고 싶을 만큼... 정말 많이 사랑해...

(그것은 살이 떨릴 만큼 두려운 말이었을까, 아니면 이 세상 무엇보다 더 달콤한 속삭임이었을까.)

(끝내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나는 의식을 잃어 버렸다.)

(그 날 밤, 카무이가 나의 무릎에 자신의 얼굴을 묻으며 100번은 넘게 사과를 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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