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는지, 카무이는 입을 굳게 다문 채 아무 말도 꺼내지 않았다.)
(그리고 잠시후, 갑자기 머리맡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오는가 하면 그가 내 얼굴을 들어올려 자신과 마주보게 했다.)
("...?")
어째서 내가 그렇게 보였어?
음... 내 표정이 조금 딱딱했나...?
(관계를 갖을 때 그의 표정이 거의 무표정에 가까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감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표정 뿐만 아니라 목소리나 호흡으로도 그가 매우 평온한 상태라는 걸 알 수 있다.)
(내 모습에 비하면, 확실하게 온도의 차이가 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
(나는 자신의 신체가 부숴지지 않도록 꽉 붙잡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어떻게 하면 그의 마음을 빼앗을 수 있는지 생각할 겨를이 없고, 어떻게 하면 그가 조금 더 만족해줄지 모른다.)
(때문에 그의 얼굴을 보게 되면, 홀로 초조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건, 말야... 그...
남자가 아니면 모르는 이유인데...
("...?")
(문득 손으로 턱을 받치며 말을 꺼낸 카무이는 어딘지 모르게 내 시선을 피해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기분탓인 걸까, 지금 그의 얼굴이 붉게 물들어 보이는 것은...)
그렇게 감정을 최대한으로 억누르지 않으면, 오히려 괴로워질 정도로 지나치게 느껴버린달까...
감각이 너무 예민해져서 견디기 힘들어지거든.
그러니까, 내가 필사적으로 인내하는 모습이 네 눈에는 그렇게 보였던 걸지도...
("에...? 그, 그런 거야...?")
애당초, 불만족이었다면 그렇게까지 달려들지도 않았겠지...
("..........")
...무슨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거야, 정말이지... 너란 여자는.
나한테 꼭 이런 부끄러운 말을 하게 만들어야겠어...?
(단순한 내 기분 탓이 아니라, 확실하게 수줍어하고 있었다. 그것은 그가 좀 전부터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그 때문인지, 그와 얼굴을 마주하고 있던 나까지도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럼... 좀전에 내가 물어봤던 건...")
(괜한 질문이라고, 분명 그에게 실례가 될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도하였던 의도치 않았던 자신의 숨기고 있던 감정을 드러낸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너무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래서, 참을 수 없이 그에 대한 모든 것이 알고 싶어졌다.)
아, 그건...
(나는 그의 대답을 기다리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윽고 그는 곤란한 듯 쓴웃음을 지었다.)
비밀이야.
("어, 어째서...?")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당황한 나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며 그에게 매달렸다.)
("가르쳐줘...")
그... 잊어버렸어.
(마치 그런 나를 달래듯이, 그는 내 몸을 더욱 강하게 끌어안으며 자신의 품에 얼굴을 묻은 내 머리카락을 상냥하게 쓰다듬었다.)
(그런 그의 상냥함은 오히려 내 궁굼증을 증폭시켰지만, 더이상 대답을 조르는 것은 관두기로 했다.)
("...........")
(그의 표정이나 행동으로 어느정도 스스로 납득했기 때문에, 그대로 입을 다무는 편이 그를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나을 것 같았다.)
(하지만...)
(의기소침한 나를 알아차렸는지, 카무이는 나와 얼굴이 마주치자마자 갑자기 내 뺨을 아프지 않을 정도로 꼬집어 옆으로 쭉 늘어뜨렸다.)
("으앗...")
(문득 시야에 들어온 그의 눈동자는 나를 향해 원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미워, 너.
(뺨을 놓아진 나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그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에...?")
(그의 생각을 읽을 수가 없어서, 어떤 말도 입 밖으로 꺼낼 수가 없었다.)
바보... 남자의 마음은 눈꼽만큼도 모른다니까...
(그 이후, 마음을 다지고서 잘 생각해보니 그 때 봤던 그의 표정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가 않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내게 이렇게 말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단 일순간도 변함없이... 난... 내 마음은, 영원히 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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