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의 정도가 없는 집착에는 이제 지쳤다.)
(잠깐만이라도 좋으니 그의 감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고 싶다고, 나는 생각했다.)
(그래서 일부러 카무이가 향하는 장소를 피해서 다니고, 그가 방문을 두드려도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카무이는 애써 나를 끌어내려 하지 않았고, 한동안은 그렇게 무난히 시간이 흘러가는 듯 했다.)
(그리고 며칠후...)

(어두컴컴한 새볔, 잠깐 바람을 좀 쐬려고 문을 열었을 때, 나는 경악을 금치못했다.)

("..........카무이...")

(내 방의 문 앞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피를 뒤집어쓴 채로 그가 서 있었다. 그는 촛점을 잃은 두 눈으로 가만히 정면보다 조금 낮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멈출 수 없었어...

(나는 순간 내 자신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저질렀는지를 깨달았다.)
(그의 모습이 너무나도 지치고 외로워보였기 때문이었다.)

..........네가 없어서...
너무 불안해서... 숨이 막혀서... 괴로워서...
누군가를 죽이지 않고는 참을 수가 없어서...
나 자신을..... 멈출 수 없었어......

("..............")

(복도에서 비릿한 피비린내가 진하게 풍겨온다.)
(아마도 카무이가 지나온 길은 모두 마찬가지겠지...)
(아무래도 내가 엄청난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

...........네가 없으면...
정말로 괴물이 되어버릴 것만 같아....
나 말이지... 동료고 뭐고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전부 부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 순간...
지금 내 사고가 내 자신의 사고가 맞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서웠어...........

(나는 아무말 없이 그의 어깨를 감싸안아주었다.)
(피투성이의 그의 어깨는,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피해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