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부르셨습니까, 제독."
(한 명의 단원이 카무이의 앞에 다가와 고개를 숙인다.)
카무이"조종사에게 고도를 낮추라고 전해."
(카무이는 손을 뻗어 단원에게 지시를 내렸다.)
단원"얼마나 낮춥니까?"
카무이"상공 200m정도로, 아슬하게."
단원"예? 제, 제독... 혹시..."
(카무이의 지시를 잘 이해하지 못했는지 잠시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던 단원은 이내 당황한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경치구경이라도 하려는 건가...?)
(어떠한 예고도 없이 카무이의 손에 이끌려 온 나는, 멍하니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단원"또... 함선에서 뛰어내리시려는 겁니까?"
카무이"응 - ♪"
(에...?)
(지금 뭐라고...)
단원"제, 제독... 그러한 행동은 너무나도 위험합니다."
카무이"쉿 - , 그런 말 하지 마. 그녀가 겁먹는다구 - ."
(에...?)
단원"하지만... 자칫하면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고...!"
카무이"그치만 매번 무사하게 돌아왔었잖아 - ?"
단원"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형수님까지..."
카무이"걱정말래두. 어서 지시나 따라줘."
단원"예..."
(이윽고 단원이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는 조종실을 향해 황급히 달려간다.)
카무이"조금만 기다려 - ♪"
("...........")
(지금...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함선 위에서 뛰어내린다고...?)
(그게 말이 돼...?)
("저... 카무이.. 지금 장난하는 거지...?")
카무이"아니 - ? 난 지금 진심으로 네 기분을 풀어주려 하고 있는 건데 - ."
("그... 그런 거라면 기꺼이 사양할게... 아니, 제발 사양하게 해줘... 나, 그런 목숨을 건 서스펜스따윈 느끼고 싶지 않거든...")
카무이"괜찮아, 아무 일도 없을 테니까."
("없을 리가 없잖아...!")
덜컹 - .
("꺄 - !")
(순간 무엇인가 과격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함선의 동향이 바뀌어, 빠르게 비행하던 함선이 이전과는 달리 천천히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서서히 고도를 낮추어간다.)
카무이"자, 그럼 가볼까 - ?"
("에에엑...?!!!")
(이 자식... 정말 진심인가...)
와락 - .
(나를 한 쪽 팔만으로 가볍게 들어올린 카무이는, 이내 여유로이 허리에 메고 있던 우산을 꺼내 펼치며 갑판의 가장자리로 향했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그의 목을 껴안고, 필사적으로 그의 옷깃을 꽉 붙잡았다.)
("카, 카무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좀...!!!")
(카무이는 야토로서 인간보다 수십배는 더 강한 근력과 체력, 운동신경을 가졌고, 모든 면을 통틀어 신체능력이 우월하다.)
(하지만 그런 그를 믿고 배 밑으로 몸을 내던진다 해도, 여기가 200m 상공이라는 전제를 두고 본다면 이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다.)
(자살행위...)
카무이"괜찮아, 난 절대로 널 놓지 않아 - ."
(귓가에 들려오는 그의 달콤한 속삭임이, 오늘따라 매우 씁쓸하게 느껴진다.)
카무이"그럼, 간다 - ?"
(이윽고 카무이는 가볍게 뛰어올라 맑은 하늘 속으로 몸을 내던졌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아 - !!!")
(순간, 차디찬 바람이 온 몸을 뚫고 발끝에서부터 머리끝으로 빠져나간다.)
카무이"그렇게 겁 먹지 않아도 되는데 - ♪ 진정하고, 눈을 떠 풍경을 바라봐."
("뜰 수 있을까 보냐...!!!")
카무이"푸훗... 인간이란, 역시 연약한 몸으로 쉽게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존재구나. 확실히 이런건 조금 과도할지도 모르겠네 - ."
(문득 카무이의 웃음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지만, 나는 넋이 나간 나머지 그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카무이이이이 - !!!")
(이윽고 거짓말처럼 내 두 눈이 저절로 뜨여졌을 때, 모든 물체의 윤곽이 선명히 드러날만큼 지상은 가까워져 있었다.)
카무이"도착 - ♪"
쿠우우우우웅 - !!!
(그렇게 지면에 닿는가 하면, 카무이가 손에 쥐고 있던 우산을 휘둘러 중력에 대항할만큼의 엄청난 힘으로 자신의 발 밑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 반동으로, 그와 나의 몸은 다시금 바닥으로부터 튕겨져 나왔다.)
우르르르르르 - ...
(잠시 후 살며시 두 눈을 뜨자, 나는 여전히 카무이의 품에 안긴 채 커다란 구덩이 속에서 드높은 하늘을 마주하고 있었다.)
카무이"어땠어? 재밌었지 - ? 조금은 기분전환이 되었으려나 - ?"
(카무이가 보호해준 덕분에 나는 작은 상처 하나 입지 않았고, 나를 감싸주었던 카무이 역시 아무렇지도 않은 듯 말끔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놀랍게도 말이다.)
("하......")
카무이"응?"
(나는 얼이 빠진 표정으로 한동안 멍하니 레몬즙이 흘러넘칠 듯 한 카무이의 웃는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나... 처음으로 돌아갈래...")
카무이"???"
("널 만나기 전으로... 돌아갈래...!!!")
카무이"에엣...?! 그렇게는 할 수 없어!!!"
(어째서 진작에 깨닫지 못한 걸까. 이 남자와 사귀면 목숨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는 것을...)
(역시 야토와 인간의 갭은 무시할 것이 못 된다.)
피로가 쌓이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