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무것도 아니야.
(그는 어딘지 모르게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일기장을 내려놓고 그 손으로 내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러나 평소와는 조금 다른 그 웃음을 보면 알 수 있듯, 그의 마음속에 어떠한 감정의 변화가 일어났음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왜 그래?")
(나는 몸의 방향을 돌려서 그와 얼굴을 마주보며 누웠고, 카무이는 그런 나를 더욱 강하게 안아주었다.)
그냥... 조금 쓸쓸하고... 기뻐서...
(".............")
(평소에는 웬만하면 그의 입을 통해서 들을 수 없는 두 개의 말.)
(그것을 연이어 듣게 된 나는,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고마워... 그리고 미안해...
나 때문에 그 먼 곳까지...
("아...")
(결국, 눈치 챘구나...)
(어쩌면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지만...)
네가 아니었음 정말 어떻게 되었을까, 나...
역시 난 네가 없음 살아갈 수 없을 것 같아...
("............")
이런 부담스러운 말... 네게는 조금도 기쁘게 들리지 않으려나...?
(순간 가슴을 찔러오는 그의 말에, 나는 곧바로 고개를 저었다.)
나... 감정표현에 조금 서툴러서, 이런 말을 자주 하지는 못하겠지만...
네가 진심으로 받아들여줬음 좋겠어.
(나는 그와 두눈을 마주보고 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앞으로도 언제나 내 옆에 있어줘...
난 널 정말 많이 사랑하니까.
(".............")
(이윽고 내 대답을 기다리는 그의 두 눈동자가 희미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응...")
꽈악 - .
(내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자, 그는 내 몸을 이전보다 더욱 강하게 끌어안았다.)
("...!")
(그 힘으로 인해 숨이 막혔지만, 그다지 뿌리치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기쁜나머지, 참을 수 없을만큼 가슴이 벅차올랐다.)
...생일이란 게 이렇게 좋은 날이라는 거, 처음 알았어.
네가 있어주기 때문인 걸까? 정말 기쁜 걸 - .
("태어나줘서 고마워, 카무이...")
응...
("아... 그러고보니...")
(문득 자신이 무언가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찰 나, 나는 당황하여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내가 잊어버린 것은 다름 아닌... 카무이의 생일선물이었다.)
("저... 카무이... 정말 미안... 나...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만...")
(그는 매우 당황한 내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웃고 있었다.)
선물이라면 이미 여기 있으니까, 신경쓰지 마.
난 너 하나만 있으면 충분해.
("충분할 리가...")
괜찮아 - .
일반적인 생일선물이라면 아까 단원들에게 많이 받았고...
더이상 바랄 게 없어.
("그치만...")
(나는 차마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뭘 선물할지 미리 생각까지 해놨었는데...")
난 정말 괜찮다니까.
그렇게 신경쓰여?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살며시 내 뺨에 손을 얹으며 나를 자신과 마주보도록 만든 뒤 가만히 속삭였다.)
그럼 만약... 지금의 너에게도 내게 줄 수 있는 게 있다면 어떡할 거야?
나한테 그걸 줄래 - ?
11시 45분. 비록 남은 시간은 얼마 없지만...
그 어떤 선물보다 더 기쁠 거 같은데...
("...?")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 순간적으로 이해하지 못 한 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사랑해...
(그리고 그 의미를 알아차렸을 땐, 결코 낯설지 않은 따뜻함과 부드러움이 이미 나의 입술을 뒤덮고 있었다.)
카무이의 생일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