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 ?

그러고보니 많이 피곤해보이네. 그만 자기로 할까 - ?

아... 잠깐만 기다려. 네 머리카락, 아직 씻은지 얼마 안 되서 조금 덜 마른 것 같아.
내가 수건으로 닦아 줄 테니까, 가만히 있어봐 - .

(이윽고 카무이는 소파 위에 걸쳐져 있던 마른 수건을 가져와 부드러운 손길로 내 머리카락에 남은 물기를 닦아주었다.)

...됐다 - . 잠시만 이대로 가만히 있어.
나랑 같이 재밌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금방 다 마를 거야 - .

("응.")

(나는 따뜻한 욕조목욕의 여운으로 한껏 가벼워진 몸과 마음에 기분이 좋아져서 붉게 상기 된 얼굴로 카무이를 향해 환하게 웃어보였다.)

..............

(내 곁에 앉은 카무이는 어째선지 아무런 말 없이 내 얼굴을 지그시 쳐다보고 있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

(나는 그의 시선을 의식하고서 조금 쑥스러운 기분이 들어 그에게 물었다.)

그야... 예쁘니까 쳐다보지. 뭘 당연한 걸 물어?
예쁜 여자에게 남자의 시선이 향하는 건 너무나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잖아 - ?
정말이지, 보면 볼 수록 예쁘다니까 - .
씻고 나온 직후라서 그런가... 두 볼이 빨갛고 몽글몽글한 게 굉장히 탐스러워 - .
왠지 갖고 싶어 지는데 - .
이거... 나 주지 않을래 - ?

("...달라니?")

(나는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져서 카무이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그의 시선을 피했다.)

(그것을 알아차렸는지, 문득 그로부터 피식, 하는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잠시 후, 자리에서 일어난 카무이는 침대 위의 이불을 들어올린 후 먼저 누우라는 듯 나를 향해 살며시 웃어보였다.)

이제 그만 자자 - .
잠을 충분히 자야 내일 건강한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잖아 - ?
잠을 못자서 비몽사몽해져 있으면 내가 널 마음껏 괴롭힐 수 없으니까, 아침 해가 밝을 때까지 잘 충전해 놔 - ♪

("에...?")

(그의 말을 듣고 순간 흠칫 놀란 나는 동그래진 두 눈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오늘만은 특별히 괴롭히지 않을게 - .
나 같은 경우, 밤만 되면 온 몸이 간질간질 거리지만...
지쳐서 그만 자고싶어 하는 널 힘들게 할만큼 심술쟁이가 아니니까 - .
오늘은 그만 자고, 내일도 내 짓궂은 장난에 좋은 반응 돌려줘. 알았지 - ?

("으, 응......")

(무심결에 대답해버리긴 했지만... 어쩐지 잠들기를 망설이게 되는 이 묘한 두려움은 아마도 기분 탓이 아닐 것이다.)

(어두운 이면을 가지고 있음에 분명한 그의 배려 속에, 나는 얌전히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카무이는 나를 따라 침대 위에 누운 뒤 두 팔로 내 몸을 끌어안고서 이불을 꼭 덮어주었다.)

그럼 잘자 - .
내게는 이제 막 몸이 깨어나는 시간이라 너와 함께 잠들 수는 없겠지만...
하다못해 이대로 조금만 네 얼굴을 보고 있을래.

...매일 밤,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행복해.

그러니까 두 눈을 감고, 언제나와 같이 귀여운 얼굴 보여줘 - .

(이윽고 귓가에 느껴지는 그의 뜨거운 숨결에, 나는 질끈 두 눈을 감았다.)

...난 노래같은 걸 할 줄 모르니까, 이 목소리를 자장가 대신 들려줄게 - .

(그의 숨결에 스며들어 있는 따스함과 달콤한 속삭임이 내가 편안히 잠들 수 있도록 나의 이성을 머나먼 꿈속으로 이끌었다.)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이 세상 그 무엇보다......
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