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그 날, 공원에서.)
(나는 충격적인 내용이 남겨 있는 메시지를 화면에 띄운 채, 그에게 휴대전화기를 돌려주었다.)
.........
(전화기를 돌려받은 카무이는, 이전과 같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 없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나와 마주보았다.)
("그거... 누구한테서 온 거야?")
실은... 나도 잘 몰라.
("거짓말 하지마.")
아니, 정말이야.
요시와라에서 한 번 마주친 이후로는 만난 적 없어.
그 때도 그냥 몇 마디 주고받았을 뿐, 아무런 일도 없었고...
("그게 사실이라면 어째서 그런 문자가 오는 거야?")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나는 그의 너무나도 간결한 대답에 할 말을 잃어버렸다.)
그 여자는 일전에 하루사메와 연관 되어 있던 세력집단의 일원인데...
그쪽 우두머리의 비서 같은 일을 하고 있어서 내 번호를 알고 있을 뿐, 실제 나랑은 아무 관계 없어.
요시와라에 갔던 것도 단순한 접객차였고, 다른 마음을 품고 있던 건 아니야.
네가 괜한 오해할까 봐 숨기려 했지만...
정말 네가 걱정하는 그런 게 아니니까, 오해하지 말아줘.
(".........")
(나는 커다란 충격으로 인해 머릿속이 새하얘져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
쏴아아아아아 - .
(내리는 빗줄기 하나하나가 온화하게 느껴지던 장마가 우울하게 바뀌기 시작한 것은 그 때부터였다.)
...믿어주지 않는 거야?
(문득 그의 목소리가 가녀리고 애달프게 떨렸다.)
("난 괜찮아...")
(회상으로부터 벗어난 나는 딱딱하게 굳은 얼굴을 조심스레 들어올렸다.)
............
(내 대답을 들은 그의 얼굴은 한 결 편안해졌지만, 나는 그러지 못했다.)
(내 가슴에 난 상처는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남자의 말 따윈 믿지 않는걸...")
............
(이 세상의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있어서 자기들의 유희를 위한 소모품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몇 백년이 흘러서 시대가 바뀌지 않는 이상, 그것은 변하지 않는 진실.)
(내가 나고 자란 나라에서는, 여자라면 태어날 때부터 그런 운명을 짊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남자의 말을 곧이 곳대로 믿었다간, 여자는 결국 나락으로 추락하고 만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는 항상 가슴속에 의심을 품고 살아가야만 한다.)
(연애에 있어서는 더더욱.)
("거짓말쟁이...")
..........
(그러지 않으면, 홀로 가슴을 썪히다 버림받을지도 모르니까.)
("흑흑... 흑...")
(너무나도 속상해서, 그저 눈물만 흘리는 수 밖에 없던 나.)
(그것이 아무런 의미조차 없다는 걸 깨닫게 된 것은 그 다음 날 아침이었다.)
(다음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