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갑자기 왜...?

(한참동안 소식이 없다가 지금 막 방으로 돌아온 카무이.)

("......")

...?

(물어보지는 않았지만, 분명 어딘가 피비린내가 가득한 전쟁터를 뛰어다니다 왔을 게 뻔했다.)

(그의 지친 듯 한 모습과 너덜너덜해진 옷, 헝크러진 머리카락...)

(그 하나 하나가 시야에 들어올 때마다, 어째선지 가슴이 저려왔다.)

("...어딜 가서 이렇게 엉망진창이 된거야?")

카무이"조금 답답해서 놀다 왔어."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떨리는 손을 내밀어 그의 옷을 살며시 들춰본 후, 속으로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이렇게 상처가 많아... 정말이지, 못말린다니까...")

카무이"하하핫, 뭐야 - . 그러니까 꼭 엄마같아 - ."

(".........")

(그는 이러한 일로 누군가에게 야단을 맞은 적이 별로 없을 것이다.)
(누군가와 싸우거나, 엉망진창의 모습이 되어서 돌아오는 것에 대해 말이다.)

(그가 어렸을 적 그의 어머니는 병석에 누운 이후로 얼마 못가 세상을 떠나버렸으니까...)

("...그럼 엄마라고 불러봐.")

카무이"응...?"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는 이쪽을 바라보았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점점 더 가슴이 먹먹해진다.)

("괜찮으니까... 한 번 불러봐.")

(그는 가엾게도 무엇이 불행한 것인지, 무엇이 슬픈 것인지 조차 모르고 있다.)

카무이"도대체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왜? 난 엄마한테 보살핌 받는 것엔 흥미 없는데..."

(나는 피에 젖어 살갗에 달라붇은 카무이의 옷을 천천히 떼어내고는 상의를 완전히 벗겨 소파 위에 내려놓고, 미리 준비해놓았던 젖은 수건으로 그의 상처를 조심스레 닦아주었다.)

("...네가 종종 나로부터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리고 있다는 거, 알고 있어.")

카무이".............."

(직접 고개를 들어올려 카무이의 표정을 읽지는 않았지만, 왠지 보지 않아도 알 것 같았다.)

(지금 그는 분명 정곡을 찔려 당황하면서도 나에게 미안한 얼굴을 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남자에게 있어서 자신의 여자로부터 어머니의 형상을 찾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

(카무이는 그것이 전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걸까.)

(".......")

(인간만큼 감정이라는 것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그는)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자신을 향한 증오로 변해, 이미 오래 전에 망가져버려서...)

(나를 통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는 자신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혹시라도 그런 거라면...)

(나는 그를 이 세상 누구보다 더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다.)

카무이"그런거 아니야... 그런 적은 한 번도 없어."

("그럼 장난이라고 받아들여도 좋으니까, 그렇게 한 번만 불러봐.")

카무이"........."

(이제 더는 참지마...)

(널 위해서라면 어떻게 불린다 해도 좋으니까.)

(그 어떤 방식의 사랑이라도, 전부 너에게 줄테니까...)

카무이"...싫어."

("........")

카무이"너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하지만 싫어. 어머니에 대해서는 그다지 떠올리고 싶지 않으니까."

(역시 내 생각이 맞았다.)

(그는 지금도 그리움을 참고 있다.)

(그것을 억누르기 위해, 자신을 속이고 있다.)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며...)

카무이"...이런 거라면, 할 수도 있지만 - ."

(이윽고 카무이는 내 어깨 위에 이마를 기대며 내 품에 파고들었다.)
(그리고 그대로 소파에 몸을 던져, 나를 자신의 옆에 눕히며 피곤한 듯 두 눈을 꼭 감고서 새근새근 잠을 청했다.)

카무이"이대로 조금 자고싶어... 네 품은 굉장히 따뜻하고 마음이 편해지거든."

("그래...?")

카무이"응..."

(결국 그의 마음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지만, 일단 나는 이것으로 만족한다.)

(왜냐면, 지금 카무이는 그 어느때보다도 평온한 얼굴을 하고 있으니까.)
엄마라고 불러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