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이"뭐, 뭐...?"

("이건 성희롱이라구...!")

(그날따라 왠지 기분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나는 등 뒤에서 나를 안아오는 카무이를 향해 날카롭게 소리쳤다.)

(내가 기분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그가 나를 끌어안는 것은 언제나 있는 일이지만, 어째선지 오늘은 그의 그러한 행동이 너무나 제멋대로인 것 같고 싫었다.)

카무이"어째서...? 여자친구의 몸을 안는것도 범죄인거야...?"

(카무이는 자신의 품으로부터 발버둥치며 빠져나가버린 내 행동에 당황했는지 두 손을 가슴높이로 들어올린 채 살며시 뒷걸음질을 쳤다.)
(당황스럽지만 일단 '아무것도 하지 않을게'라는 뜻의 몸짓으로 나를 배려해준 것이었다.)

(나를 위해주는 그의 마음은 알지만)
(나는 밀려드는 짜증을 어찌할 줄 모르고 그에게 더욱 차가운 목소리로 소리쳤다.)

("아무리 연인사이라곤 해도 상대방이 원치 않을 경우엔 성희롱이야...!")

카무이".......내가 안는게 그렇게 싫었어...?"

("...넌 이 거대한 함선의 주인이지. 돈도 많고 편하게 부릴 수 있는 수하들도 많아. 그치만 난... 난 아무것도 아니야... 가진거라곤 이 몸뚱아리 하나 밖에 없어... 너한테 줄 수 있는거라곤 이 몸 하나 뿐이라구...! 그렇게 생각하면 어쩐지 굉장히 속상하고... 수치스러운 기분이 든단말이야......")

카무이"......"

(나는 말을 끝마침과 동시에 바닥에 주저앉아서 울음을 터뜨렸다.)
(평상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꾹꾹 눌러 참던 불만이 결국 폭발한 것이었다.)

카무이"미안... 네가 뭐때문에 그러는지 잘 알겠어."

(이윽고 카무이는 내게 다가와 바닥에 한쪽 무릎을 받치고 앉은 뒤 내 얼굴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흑...흑흑...")

카무이"나...... 여태껏 널 마치 천사처럼 여기고 있었어. 네가 인간이라는 걸 완전히 잊어버렸던 것 같아... 넌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아름답게 빛나는 것, 그게 다인 존재가 아닌데 말이야... 땀 흘려 일하는 행위도 필요하고, 노력에 따라 얻어지는 직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 존재이지... 미안... 내 생각이 짧았어. 용서해줘..."

(".........으응...")

(그의 진심어린 사과에 약간 진정이 된 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카무이"그치만 나... 아무래도 너한테 돈을 받고 일을 하는 행위는 시키고싶지 않아......"

("......")

카무이"난 말이지, 실은 소중히 여기고 있는 것이 별로 없어..."

(카무이는 어쩐지 슬픔이 담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카무이"있다고 해봤자... 너 외에는 아무것도..."

("......")

카무이"그래서... 유일하게 소중히 여기는 것인만큼 작은 흠 하나 내지 않고, 먼지 하나 묻히게 하고싶지 않아... 내 맘... 이해하지...?"

(이윽고 그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내 손을 잡고 나를 천천히 일으켜세워주었다.)

카무이"...다른건 다 필요없으니까, 이거 하나만은 꼭 알아줘."

("뭔데...?")

카무이"난 너를 절대로 가볍게 여기고 있지 않고, 너를 안을때마다 단 한 번도 신중하지 않았던 적이 없어. 넌 나에게 있어서 자신의 손떼조차도 묻히기 꺼려질만큼 소중한 존재인걸."

(".......")

카무이"그러니까 그만 울고... 다시 나를 봐줘..."
성희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