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는 거야?")
카무이"응."
("오늘도 붕대네... 오늘 출장 갈 장소는 햇빛이 강한 곳인가 봐?")
카무이"그렇지 뭐..."
(카무이는 얼굴에 감으려고 두 손에 들고 있던 붕대를 잠시 아래로 내려놓은 뒤 '같이 있어주지 못해서 미안해'라며 내 이마 위에 키스했다.)
("내가 감아줄게.")
카무이"에...? 괜찮아. 익숙해져 있으니까 스스로 할 수 있어."
("내가 직접 감아주고 싶어.")
(한사코 괜찮다며 손을 내젓는 카무이였지만, 나는 굴하지 않고 그를 한 곳에 가만히 서 있게 한 뒤 붕대를 들고 그의 얼굴을 정성스레 감았다.)
카무이"저... 앞을 볼 수 있게 눈 주변은 좀..."
("으, 응. 알고 있어. 처음이라 좀 서툴러서... 미안."
(이윽고 붕대의 끄트머리를 묶어 마무리를 짓는다.)
(붕대를 얼굴에 감은 그의 모습은 마치 오늘밤 누군가를 처단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무서운 자객처럼 보인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일.)
(내가 무어라 참견할 것이 못 된다는 건, 잘 알고 있다.)
(평소처럼 스스로 감은 것과 느낌이 달랐는지, 어딘지 모르게 낯설고 어색한 듯 그는 자신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대었다.)
(나는 손을 뻗어 그의 두 뺨을 감싼 뒤 살며시 두 눈을 감고서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카무이가 햇빛에 힘들어하지 않도록 잘 견뎌내주세요...")
카무이"...?"
("카무이가 다치지 않게 보호해주세요...")
카무이"뭐하는 거야...?"
(카무이는 지금과 같은 상황이 신기한 듯 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붕대에 내 소망을 담는 거야... 이 붕대는 햇님으로부터 널 보호해주는 거잖아. 가끔씩은 이렇게 너의 안전을 기원하면서 내가 대신 감아주고 싶어. 난 언제나 네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입장이니까...")
카무이"........."
(한동안 나를 지그시 바라만 보던 그는 이내 나를 강하게 끌어안았다.)
(한 쪽 손에 우산이 들려 있어 나머지 한 쪽 팔로만 안아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품이 순간 너무나도 넓게 느껴졌다.)
카무이"널 두고 가기가 힘들어서... 네가 너무 사랑스러워서... 도무지 발이 떨어질 것 같지가 않아."
(".........")
카무이"일따윈 전부 내팽겨치고, 온종일 널 이렇게 안아주고 싶어..."
붕대 감아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