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 화면을 통해 이곳 저곳의 상황을 살펴보며 속으로 웃음을 꾹꾹 눌러 참던 나는 이내 3번째 관문을 비치고 있는 화면에 시선을 집중했다.)
다다다닷 - . 퍽 - !
(이윽고 나에게 있어서 가장 가까운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두 남자가 나타났다.)
(그들은 황급히 달려와 하나의 좁은 모퉁이를 돌려다 서로의 존재를 깨닫지 못하고 부딪히고 말았다.)
카무이"젠장, 넌 뭐야...!"
신스케"그건 내가 할 말이다...!"
카무이"비켜, 난 지금 바쁘단 말이야!"
신스케"넌 싸움만 할 줄 알았지, 생각이란 걸 할 줄 모른다. 괜히 일만 더 크게 만들지 말고 꺼져라!"
카무이"너야말로 방해 되니까 꺼져 - !"
투닥투닥 - .
('저 바보들... 둘이 싸우고 있으면 어쩌자는 거야...')
신스케"제길...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군. 일단 동행하기로 하고 그 외의 것은 나중에 천천히 얘기하기로 하지."
카무이"...그때 가서 보자."
신스케"저기에 팻말이 있다."
터벅터벅터벅 - .
카무이"아무래도 이게 마지막 관문인 것 같은데."
신스케"그래... 그런 것 같다."
카무이"........."
신스케"너... 혹시 이곳까지 오면서 관문들을 통과할 때마다 범인의 지시를 따른거냐?"
카무이"...그러는 넌?"
신스케"대답은 생략하지... 이 일은 서로 무덤까지 가져가는 거다."
카무이"...알았어."
- 제 3관문 -
여기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다. 이제 마지막 관문이다.
이 문 너머 어딘가에 네가 찾고자 하는 여자가 있다.
진정 그녀를 구하고 싶은 거라면 끝까지 최선을 다 하길 바란다.
이 문은 사람의 음성을 인식하여 작동되며 물론 암호가 걸려 있다.
그 암호를 힌트로 제시해주마. 단, 정확히 신속하게 발음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디 한 번 자신의 언어구사력을 믿어보도록.
카무이"...뭐야, 이건."
신스케"음성이라면 의외로 간단하군. 이상한 짓(?)을 할 필요도 없고..."
카무이"이건 내가 하겠어."
신스케"아니, 네녀석의 언어구사능력은 믿을 수 없다. 내가 하도록 하지."
카무이"이건 내 여자친구의 목숨이 걸린 일이야. 헛소리 말고 찌그러져 있어."
신스케"녀석은 내 친구이기도 하다. 네가 알 턱이 있겠냐만은, 우정이라는 것은 사람과 사람을 강하게 연결시켜주는 고리지. 그것은 끊을래야 끊을 수 없는 것이다. 무시하지 마라."
카무이"끈질긴 녀석 같으니..."
신스케"...다른 각도로 생각해보도록 하지. 과연 네가 이 긴 문장을 소화해낼 수 있을까?"
카무이"정말 죽고싶냐...? 하면 어쩔래...! 좋은 말로 할 때 넌 짜져 있어 - !!!"
신스케"일단 읽어나 보고 말하시지."
카무이"...대체 뭐야, 이 외계어 같은 문구는. 왠지 기분 더러워... 젠장..."
<힌트>
암호는 다이즈이사라트울톤가메는가응내고이터스부켓로퍼이하멈시맥는꼬똥내다.
이것을 커다랗게 외쳐라.
카무이"기분 더럽지만... 널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이딴 건 후딱 외쳐버리면 그만이니까...! 다이즈이사라트울톤가메는가응내고이터스부켓로퍼이하멈시맥는꼬똥내 - !!!"
신스케"...정말 기분 더럽군."
(두 사람의 오로지 나 하나만을 위한 희생을 쭉 바라보고 있자니 생각이 복잡해진다.)
(그러나 당최의 목적은 달성해야 하니 어쩔 수 없다.)
카무이"저건 뭐지?"
신스케"...TV같은데. 아무래도 이것으로 3번째 관문은 통과한 모양이다. 뭔진 모르겠지만 가서 작동시켜보기로 하지."
카무이"조금 찝찝하지만... 녀석의 지시대로 했으니 적어도 그녀에게 위험하진 않겠지..."
(잠시 망설이는 듯 하던 두 사람은 그들의 앞에 놓여 있는 TV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 전원을 켰다.)
(그러자, 내가 미리 준비해놓았던 영상이 TV 화면에 비치기 시작했다.)
(그것은 내가 혼신이 담긴 연기로 납치와 감금의 상황을 리얼하게 재연한 명작비디오였다.)
긴토키"여기다 - !!!"
(때마침 다른 사람들도 두 남자와 같은 장소에 도착했고, 그들의 시선은 곧장 TV 속 괴로워하는 내 모습으로 향했다.)
카구라"누니이이임 - !!! 망할 녀석, 도대체 누님한테 무슨 짓을 - !!!"
신파치"가녀린 여자를 납치해서 괴롭히다니, 인간실격이군요 - !!! 이제 그만 모습을 드러내시죠 - !!!"
오키타"내게 온갖 수치스러운 짓을 하게 해놓고는 오늘이 무사히 넘어갈 줄 알았다면 큰 오산입니다. 그 두 배, 세 배는 더 한 짓으로 돌려주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거든요... 슬슬 누님을 풀어주고 정체를 드러내시죠. 행여나 폭탄을 터뜨리거나 했다간 당신을 지옥에 보내줄 겁니다."
(나는 지금이 기회다 싶어 꼭꼭 숨겨져 있던 방문을 열고 나가 그들의 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짜자잔 - !!!")
(그러자, 일순간 그 주변에 정적이 맴돌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