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사메와 귀병대의 함선이 나란히 같은 공간을 항해하던 그날은, 각 함선의 최고 간부들이 회담을 가져 온종일 카무이와 신스케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날이었다.)

(나는 모처럼의 기회다싶어 마타코와 함께 백화점에서 신나게 쇼핑을 즐긴 후, 한 손은 쇼핑백을 들고 나머지 한 손은 마타코의 손을 잡고서 그녀와 함께 다정하게 길을 걸으며 내 방으로 향했다.)

("옷 참 잘 산 거 같애 - . 얼른 입어보고싶다 - .")

마타코"입어보나마나죠 - . 언니는 뭘 입어도 예쁘니까요."

("하핫, 마타코도 참... 난 마타코만큼 예쁘지 않아.")

마타코"아녜요 - ! 언니는 마타코가 인정하는 미인들 중에서도 단연 1등이라구요 - ."

("정말? 고마워 - . 후훗...")

(그렇게 서로를 칭찬하며 즐거워하는 일명 '여자들의 수다'가 한참 계속되던 한때...)

("어라? 카무이...")

카무이"와, 이렇게 우연히 마주치다니 운이 좋은데? 어디 갔다오는거야?"

마타코"으윽..."

(우연히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카무이와 마주친 나는 그를 향해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반면, 마타코는 그를 보자마자 묘하게 인상을 찡그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마찬가지로 그다지 달갑지는 않은 듯, 카무이의 웃는얼굴 역시 한 눈에 가식이라는 걸 알 수 있는 위선적인 표정으로 바뀌었다.)

카무이"으윽, 이라니... 사람과 마주쳤을 때 하는 인사치곤 좀 무례한 거 아니야?"

마타코"전 마주친 사람에 대한 호감도를 그대로 표현한 것 뿐이에요. 불만인가요? 마주칠때마다 일일이 가식적인 웃음 날리지 말아주시죠, 느끼남씨."

카무이"미안하지만 난 그 어떤 사람과 마주친다 해도 웃어. 설령 그 사람이 짜증나고 시끄러운 사람이라고 해도 말이야."

("에...?")

(나는 카무이와 마타코의 얼굴을 번갈아보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불쾌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살벌한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저, 저어... 카무이, 지금 회담 중 아니야?")

(나는 불편한 분위기를 어떻게든 날려버리기 위해 카무이에게 물었다.)

카무이"응. 잠깐 머리좀 식히러 나온거야."

마타코"...그러니까, 지금 농땡이를 피우는거군요 - ? 정말이지, 우리 성실하신 신스케님의 반만 닮아보시죠."

(마타코가 팔짱을 끼우며 비꼬는 듯 한 말투로 말하자, 카무이 역시 호의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그녀를 향해 대답했다.)

카무이"나도 제안하겠는데, 너야말로 조신하고 여성스러운 내 여자친구를 반만 닮아보는게 어때 - ?"

마타코"읏... 마타코는 언니같은 사람이 왜 당신같은 느끼남과 사귀는건지 정말 이해할 수 없어요! ...언니가 백배 천배는 아깝다구요!"

카무이"백배 천배 못한 놈이라 미안. 근데 혹시 그 얘기 들었어 - ? 매일같이 듣기 싫은 소리로 울어대는 새는 성대를 잘라서 관상용으로 만들어버린다고 하더라 - . 어떻게 생각해 - ?"

마타코"에...?"

카무이"네 울음소리도 그닥 좋진 않거든 - ."

마타코"우웃... 이 느끼남자식이...!"

카무이"그렇게 느끼한 게 싫으면 화끈하게 화를 내줄까 - ?"

마타코"흥, 어디 한 번 내보시지 - !"

카무이"후회할텐데...? 웃는 얼굴로 얘기할 때 그만 까불어, 이 떠벌녀야."

마타코"뭐가 어째 - ?!"

탕탕탕 - !!!

("마, 마타코 그만둬 - !!!")

(마타코가 총을 쏘기 시작하자, 나는 당황해서 황급히 그녀를 말렸다.)

카무이"어이쿠, 무서운 여자네... 할줄 아는 게 떠벌리는 것만은 아니었구나 - ?"

마타코"...이자식이 듣자듣자 하니까 정말 - ! 죽어어엇 - !!!"

탕탕탕탕탕 - !!!

(카무이는 총알이 날아오는 궤도를 꿰뚫고 있는 듯 빠른 움직임으로 마타코의 공격을 피했다.)
(그러나 마타코의 카무이를 향한 분노는 점점 더 커져서, 그녀의 총에도 점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카무이"엄마야... 떠벌녀, 여자라고 봐주려고 했더니..."

마타코"이 느끼남자식...! 죽어 - !!!"

탕탕탕탕 - !!!

("두 사람다 그마아안 - !!!")
마타코랑 같이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