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좋은 수가 떠오르지 않아, 나는 모든것을 체념하고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도착한 곳은, 함선 내부의 어느 창고 안이었다.)
(...여기라면 카무이에게 보이는 일은 없겠지, 싶어, 나는 창고 안의 바닥에 누워 눈을 감았다.)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눈을 감았을 때만 해도 몸이 으실으실거릴만큼 한기가 돌았던 것 같은데, 어쩐지 지금은 매우 따뜻하다.)
(따뜻하고 푹신한 느낌)
(나는 편안한 감촉을 느끼며 눈을 떴다.)
(그러자, 어디서 많이 본 듯 한 검은색 옷감이 시야에 들어온다.)
카무이"..........."
("........")
(정신을 차리고보니 나는 내 방 침대 위, 카무이의 무릎을 베고 누워 있었다.)
(한 편, 카무이는 고개를 살짝 떨어트린 채 잠이 들어 있었다.)
(이윽고 또다시 도망을 가야하나, 어찌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순간...)
카무이".....으응..."
(그가 잠에서 깨어났다.)
("........")
카무이"후아암 - . ...일어났어 - ?"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그는 평소와 전혀 다를바 없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어보였다.)
카무이"아까는 왜 도망간거야 - ? 니가 어디 갔는지 안 보여서 찾느라 애먹었잖아 - ."
("그야......보다시피.... 이런 모습이 되어서...")
카무이"이런 모습이라니?"
(이제와서 도망간다한들 무슨소용이 있겠거니, 나는 체념하고서 고개를 돌려버렸다.)
(".....돼지가 되어버렸잖아... 나...")
(문득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니, 말 그대로 돼지 같이 살이 찐 몸매가 시야에 들어온다.)
(꿈이라면 얼른 깨어났으면 좋겠다...)
카무이"확실히 살이 좀 찐 것 같다고는 생각했지만... 딱히 '돼지'라고는..."
("됐어... 말 안 해도 알아...")
카무이"뭘 말이야 - ?"
("카무이도... 마른 여자가 좋잖아.")
카무이"내가 그런 말을 했던가?"
("남자들은 다 똑같아...")
콩 - !
(문득 카무이가 내 이마에 손가락튕기기를 하자, 나는 미간을 찌푸리며 이마를 부여잡았다.)
카무이"안 똑같아 - ."
("에.....?")
카무이"세상에 모든 남자가 똑같다니, 그럼 넌 아무 남자라도 상관 없는거야 - ?"
("그런건 아니지만...")
카무이"다른 녀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몰라도, 난 단 한 번도 '마른 여자가 좋다'라고 말한 적 없어. 난 말이지, 있는 그대로의 너를 좋아해 - . 네가 마르던 살이 찌던 조금도 신경 안 쓴다구 - ."
("거짓말.....")
카무이"거짓말로 들린다면 그렇게 생각해도 돼 - . 대신 아까처럼 나한테서 도망다니지만 말아 - . 난 지금까지랑 다를 바 없이 널 안고, 네게 입맞추고, 너와 사랑을 나눌거니까 - . 그런 다음 나한테서 전혀 달라진 점을 못찾아낸다면 너도 생각을 고쳐줘 - . 살이 쪘다든가, 부끄럽다던가, 그런건 생각하지마 - . 알았지 - ?"
("........")
카무이"네가 어떤 모습이 된다고 해도 난 널 사랑해 - .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할 수 있는 거야 - ."
(이윽고 카무이는 살며시 내 이마위에 입을 맞추었다.)
쪽 - .
("에.....")
(그러더니, 이번에는 내 뺨을 다소 거칠게 부여잡았다.)
카무이"걱정마 - . 이마뿐만 아니라 입술에다가도 제대로 해줄테니까 - ."
("........")
(이윽고 다가오는 부드러운 감촉에, 나는 두 눈을 꼭 감았다.)
(맞닿은 입술로부터 전해지는 이전과 변함없는 따뜻한 온기.)
(그 온기가 가슴에 젖어들어, 이윽고 마음이 매우 편안해졌다.)
돼지처럼 살이 찐다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