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으로 돌아온 나는 이불속에 몸을 맡긴 채 두눈을 꼭 감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내 머릿속은 온통 카무이에 대한 것들로 가득했고, 도무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온종일 가슴이 먹먹하고, 기분이 우울했다.)
(카무이가 아무리 웃는 얼굴로 내 머리를 쓰다듬고 달래주어도 나아지기는 커녕 괜스레 가슴만 답답해질 뿐이었다.)
(도대체 뭘 숨기려고 했던 걸까, 카무이는...)
(어째서 내게는 말 하지 않는걸까.)
(하다못해 저녁에라도 말 해주겠지, 하고 기대했던 내가 바보였던 걸까...)
(왠지 모르게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똑똑똑 - .
카무이"나야 - . 잠깐 할 얘기가 있어서 그러는데... 들어가도 될까?"
("........")
(문득 들려오는 노크소리와 익숙한 목소리.)
(나는 일부러 대답을 하지 않고서 이불을 머리 위로 뒤집어 썼다.)
카무이"...나, 들어간다 - ?"
("..........")
덜컥 - .
(그렇게 끝내 아무런 대답도 돌려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문을 열고서 내가 있는 침실까지 걸어들어왔다.)
카무이"아직 안 자는거지 - ? 너무해... 어째서 대답해주지 않는 거야 - ?"
("........")
카무이"음... 이건 엄연히 허락 받지 않고 들어온거긴 하지만 너와 꼭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서 그런거니까 이해해줘."
("............")
카무이"저기... 내 말에 대답 안 해줄 거야 - ? 네가 그러면 나, 안 좋은 기억이 떠올라버리는데 말이지..."
("..............")
(이윽고 카무이는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살짝 들추어 낸 뒤 살며시 고개를 숙여 내 귀에 대고 속삭이 듯 말을 이어나갔다.)
카무이"뭐 때문에 그렇게 화가 났어...? 이제 그만 기분 풀어주면 안 될까 - ?"
("읏.......")
(단단하게 굳어져 있던 내 가슴은 너무나도 다정한 그의 목소리에 의해 간단히 무너져내렸다.)
("...나한텐 말 안 해줬잖아.")
(조금은 마음이 풀린 나는, 쑥스러워 고개를 푹 숙이고는 작게 중얼거렸다.)
("카요씨랑 단 둘이 나가서 뭐 했는지...")
카무이"푸훗..."
("왜, 왜 웃어...!")
(이윽고 밀려드는 부끄러움.)
(나는 그의 얼굴을 쳐다볼 수가 없어서 두 눈을 꼭 감아버렸다.)
카무이"왜 그러나 했더니, 뭐야... 아직까지 질투하고 있던 거였구나 - ?"
("..........")
(문득 귓가로부터 그의 온기가 멀어져간다.)
(나는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하고 그저 가만히 누워서 묘하게 떨리는 가슴을 부여잡았다.)
(그리고 잠시 후...)
("...!")
카무이".........."
(차가운 손이 한 쪽 뺨에 닿아오더니, 이내 달콤한 향기와 함께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이 나의 입술을 덮쳐왔다.)
(더할나위 없이 상냥한 움직임... 그러나 나는 입술 뿐만 아니라 머리부터 발 끝까지 온 몸이 저릿했다.)
(날카롭고 예리한 공격에 적중당해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하고 쾌감에 젖어들어 그대로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점점 이성을 지배하는 흥분이 고조되어가고, 어느덫 카무이는 입술을 떨어트린 후 나를 향해 살며시 웃어보였다.)
("..........")
(어느새부턴가 무언가가 내 입 안을 가득히 채우고 있다.)
(카무이의 키스가 끝나도 여전히 남아 있는 달콤한 향기... 그것은...)
카무이"화이트데이 선물... 고르러 갔던 거야."
(시선은 카무이에게 고정 되어서 움직일 줄을 몰랐지만 그의 손에 예쁜 시계가 들려 있다는 것정도는 알 수 있었다.)
카무이"맘에 들었으면 좋겠는데..."
("와... 정말 예뻐.....")
카무이"다행이다... 네 나이 대 여자의 취향 같은 건 잘 몰라서... 카요녀석에게 도움을 받았거든... 그녀석이 '이게 최고다'라고 해서 골랐을 뿐이지만... 어쨌든 네 마음에 든다면 그걸로 됐어."
(말을 끝마친 카무이는 상냥하게 내 팔에 직접 시계를 채워주었다.)
카무이"당최 내가 시계를 고른 이유는... 너와의 시간을 영원히 기억하고 싶어서야.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지만... 언제나 네가 곁에 있어주어서, 난 정말 행복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지...? 내 마음."
("..........")
(나는 할 말을 잃어버린 채 한동안 멍하니 카무이에게서 받은 선물을 바라보았다.)
카무이"어울려... 단지 시계를 찼을 뿐인데도 넌 정말 예뻐... 진심이야."
("이런거였으면 카무이가 직접 골라주었음 더 좋았을 텐데... 바보...")
(나는 어느덫 완전히 가슴이 녹아내려 평온한 마음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어째선지 쓴웃음을 짓고 있었지만, 그의 두 눈동자만큼은 여전히 상냥했다.)
카무이"아까도 말 했다시피, 난 선물 같은 걸 잘 고를 줄 모르거든... 아, 그치만 카요녀석도 같은 말을 하긴 했었어. '여자의 마음 같은 건 눈꼽만큼도 모르는 널 위해서 이번만큼은 도와주겠지만 다음부턴 꼭 스스로 골라서 선물해', 였던가... 하핫... 그녀석, 여러가지로 우리들을 걱정해주고 있는 것 같아."
("..........")
카무이"뭐가 어쨌든 이 시계, 기쁘게 받아줄거지 - ? 나... 앞으로 네가 원하는 거라면 얼마든지 선물해줄게. 네 소원이라면 뭐든 이루어줄게. 그러니까... 행복해져서, 언제나와 같이 환하게 웃어줘."
- written in 2013.03.14 <화이트데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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