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들부들 - ...

(온몸이 떨려온다.)
(여관의 모든 사람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모두 살해됐다.)
(단 한 남자에게.)

터벅 - . 터벅 - .

(그리고 그가 지금 내게 다가오고 있다.)
(난 이미 그에게 한 발의 총을 쏘았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 발...)
(난 이걸로 그를 죽일 수 있을까...)

카무이"헤에...........설마, 여자일 줄은..."

(살인자라고 하기엔 여리고 앳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붉은빛을 띄는 머리칼, 그와 대비되는 푸른 눈동자...)
(그가 내 앞에 서 있다.)

카무이"방금... 니가 쏜거지?"

(지금 내 손엔 아직 총이 쥐어져 있는데....)
(녀석은 그걸 알고 있으면서도, 내게 가까이 다가왔다.)

카무이"나... 상처입어버렸어 - . 너한테..."

(도대체 뭘 말하고 싶은걸까, 이 남자는...)

카무이"도대체 몇년만일까나 - ? 피를 흘리는거..."

나"......"

카무이"뭐해? 더 안 쏴?"

나"......"

(잔인한 살인자. 그 가증스러운 얼굴을 쏘아버리고 싶을 터였다.)

카무이"왜 공격하지 않는거야 - ? 벌써 끝 - ?"

(어째서. 어째서 난 이 얼굴에 총을 겨누지 못하는걸까.)

카무이"너... 강하지 않은거야 - ?"

나"흑...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이 너무나도 원망스럽다.)
(이 남자를 죽여서 사랑하는 사람의 복수를 하지 못하는 자신이...)

카무이"왜 울어 - ?"

나"......"

카무이"아아... 그 반지... 어딘가서 본것 같더라니... 그녀석, 네 약혼자였구나?"

(그에게서 받은 반지. 이제는 유물이 되어버린 반지.)
(투명한 다이아 위로 눈물방울이 떨어진다.)

카무이"미안... 그녀석, 내가 죽여버렸어 - ."

(어째서...)

카무이"아마 지금쯤 너덜너덜한 시체가 되어 있을 거야."

(그렇게나 착실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는데...)

카무이"...내가 미워?"

나"......"

카무이"그럼 좀더 공격해봐. 복수 하지 않는거야?"

(어째서 이런 불행에 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걸까.)

카무이"난 부족하다구... 이대로는..."

덥썩 - .

나"크윽 - ...!"

(방금 뭐가 지나간거지...)
(어느새 그의 손은 내 목을 조르고 있다.)

카무이"있잖아 - ... 좀더 해봐 - . 응? 좀더 공격해보라구 - ."

(푸른 눈동자에 비친 일렁이는 불꽃이 그의 광기를 보여주고 있는 듯 하다.)

나"크윽.....으으윽......!"

카무이"저기... 있잖아 - ... 내 심장에 한 발 더 박아줘 - . 응 - ?"

(엄청난 힘. 그러나 피부에 닿는 느낌으로 그것이 절제된 힘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이 힘으로 모두를 죽인 것이다.)

카무이"...안 그럼, 내가 죽일거니까 - !"

꽈아아악 - .

나"커헉...! 케헥...! 켁...!"

(이제와서, 새삼 혼자 살아남기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
(단지, 이대로 그냥 죽기엔 사랑하는 이의 죽음이 너무나도 억울하다.)
(나에게 이런 불행을 안겨준 남자에게 복수해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하고서, 총을 쥔 손에 다시금 힘을 넣는다.)
(그러나 순간 시야가 뿌옇게 흐려진다.)

카무이"어떻게 된거야 - ? 이래도 반격 안 해 - ? 정말 죽을지도 모르는데 - ? 너 지금 얼굴이 새파랗다구 - . 점점 숨이 부족해질텐데 - ?"

(총이 손아귀를 벗어나 바닥 위를 구른다.)
(어차피 난 이 남자를 쏠 수 없다.)
(어째서, 냐고 묻는다면... 나도 잘 모르겠다.)
(다만 한 가지 대답할 수 있는 것은, 그의 얼굴이 처음보는 얼굴 같지가 않다는 것이다.)
(묘하게 그리워서...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은... 그런 기분이 든다.)

(.......)
단편집5